공정위, 쿠팡 동일인 김범석으로 변경 가닥…규제 범위 해외 계열사까지 넓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현행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으로 변경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지정이 이뤄질 경우 쿠팡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 범위는 김 의장 개인은 물론 친족, 해외 계열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9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쿠팡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바꾸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인은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체를 뜻하며, 개인이 지정될 경우 그 친족과 관련 회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판단의 배경에는 김 의장 친족의 경영 참여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최근 조사 과정에서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한국 내 계열사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와 물류사업 관련 핵심 판단 과정에도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공정위는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이 쿠팡Inc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동일인을 법인으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친족의 실질적 경영 참여 여부를 둘러싼 판단이 달라지면서 동일인 지정 기준도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공정위의 관리·감독 틀도 한층 강해진다. 배우자와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이 지분을 가진 회사들이 계열사 범위에 포함될 수 있고, 국외 계열사에 대한 공시 의무도 확대된다. 김 의장 본인 역시 계열사 현황과 임원·주주 명부 등 관련 자료를 직접 신고해야 하며, 누락이나 허위 제출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내부거래 규제도 강화될 수 있다. 총수 지정이 이뤄지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규정 적용이 보다 직접적으로 가능해져, 총수 일가와 관련한 사익편취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지정이 실제로 확정될 경우 법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일인 지정은 기업 지배구조와 공시, 내부거래 규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쿠팡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공정위의 판단이 법인 중심에서 총수 개인 중심으로 이동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