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무역당국에 관세 중복 적용 우려 전달…“투자·고용 위축 가능성”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자동차 산업 관련 추가 관세 검토 과정에서 기존 조치와의 중복 부과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관세 부담이 겹치면 생산비 증가와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규제를 받고 있는 품목에 대해 추가적인 301조 관세가 겹쳐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가 주요 국가의 제조업 과잉생산 여부를 살피며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직접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의견서에서 기존 규제 대상 산업에 추가 조치가 더해질 경우 실질적인 산업 보호 효과보다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232조 적용 품목에 다시 301조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생산비 상승을 초래하고, 현지 고용 확대나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도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이미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60억달러를 투입해 향후 3년간 약 1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수십 년간 미국 현지에서 창출한 고용 규모도 적지 않은 만큼, 예측 가능한 통상 환경이 뒷받침돼야 투자 효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의견서에서 232조와 301조 조치가 중복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논스태킹’ 원칙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통상 규제가 불확실하게 확대될 경우 장기 투자 계획 수립과 생산 운영 전략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자국 통상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조사 이후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대응은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 확대 전략과 통상 리스크 관리가 맞물린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