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한동훈식 천박한 정치, 북구엔 안 통해”…부산 북갑 보수 분열 공방 격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보수 진영 내부의 정면 충돌로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전임 지역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판한 데 대해 “북구 주민의 선택을 모욕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후보가 “지난 20년간 북갑은 발전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자, 박 후보는 “한 후보가 오기 전까지 북구는 서로의 공을 인정할 줄 아는 격조 높은 동네였다”며 “천박한 정치는 발붙일 수 없다”고 맞받았다.
논란은 한 후보가 부산 북갑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박민식 후보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함께 겨냥하면서 시작됐다. 한 후보는 두 사람이 장관까지 지냈지만 북갑의 발전은 정체됐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국회에 들어가 지역을 “부산 1순위, 대한민국 1순위”로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또 북갑에 온 지 한 달 만에 지역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기존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이를 단순한 후보 간 비판이 아니라 지역 유권자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후보가 공약과 비전 부족을 지적받자 전임 의원들을 “천박한 표현”으로 깎아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와 전재수 전 의원은 18대부터 21대까지 북구에서 네 차례 맞붙어 2승 2패를 기록했지만, 서로를 비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승패는 정치인의 우열이 아니라 북구 주민의 엄숙한 선택이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가 ‘격조 높은 동네’라는 표현을 꺼낸 것은 한 후보의 선거 전략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한 후보는 자신을 “잃어버린 20년”을 끝낼 새 인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북구가 박민식과 전재수라는 여야 정치인을 번갈아 선택하고, 두 사람 모두 장관급 인물로 성장시킨 지역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즉 한 후보가 과거 20년을 실패로 규정하는 순간, 그 기간 동안 선택을 해온 북구 주민의 정치적 판단까지 부정하는 셈이라는 논리다.
이번 공방의 배경에는 부산 북갑 선거의 특수한 구도가 있다. 이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맞붙는 3자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보수 성향 후보가 둘로 갈라지면서 국민의힘은 조직력과 공천 정통성을 앞세운 박 후보를 내세우고 있고, 한 후보는 전국적 인지도와 강한 대여 투쟁 이미지를 무기로 독자 완주를 시도하고 있다.
한 후보 역시 지역 연고 논란과 무소속 출마 부담을 의식한 듯 “북갑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정치적으로 크겠다”는 약속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구포시장 등을 여러 차례 찾으며 주민들과 접촉했고, 자신을 지역 발전을 해결할 적임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선거를 정권 견제와 보수 재건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박 후보 입장에서는 한 후보의 이런 메시지가 국민의힘 후보를 우회적으로 무력화하는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박 후보는 공천장을 받은 보수 정당의 공식 후보인 반면, 한 후보는 무소속으로 보수 표심을 직접 파고들고 있다. 지역 발전론을 앞세운 공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가 보수 대표 후보인가”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인 셈이다.
이 충돌은 단일화 논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보수 후보가 분열된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보수층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양측의 감정전이 격해질수록 접점은 더 좁아진다. 특히 한 후보는 “기존 정치가 못 한 것을 자신이 하겠다”는 서사를 강화하고 있고, 박 후보는 “지역을 모르는 외부 인사의 오만한 평가”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어 어느 한쪽이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구조다.
이번 설전은 부산 북갑 보궐선거가 단순한 지역 일꾼 경쟁을 넘어 보수 정치의 향방을 가르는 시험대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동훈 후보에게는 정치적 재기의 교두보이고, 박민식 후보에게는 국민의힘 공식 후보로서 보수 본류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선거다. 두 후보가 지역 발전을 말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공세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면, 최종 판단은 “누가 북구를 더 잘 아느냐”와 함께 “누가 더 품격 있게 경쟁하느냐”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