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항소심 징역 15년…‘23년 중형’서 감형된 이유는

판결·사건 리포트
{한덕수 징역 15년 선고…1심과 달라진 양형[C]더푸른미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이 선고한 징역 23년보다 8년 줄어든 형량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란 범죄의 중대성과 한 전 총리의 책임이 무겁다는 큰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일부 구체적 행위에 대해 1심보다 제한적으로 판단하고 양형 사유를 달리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항소심 형량이 애초 1심 단계에서 특검이 구형했던 징역 15년과 같다는 점이다. 특검은 1심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크게 웃도는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한 전 총리를 법정구속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형법상 내란으로 판단하고,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이를 막거나 제어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핵심 과정에 가담했다고 봤다.

항소심을 앞두고 특검은 기존보다 한층 강한 입장을 냈다. 특검은 지난달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 선고형과 같은 징역 23년을 구형하며, 한 전 총리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 지위에 있었던 인물이 정치적 혼란과 국론 분열을 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특검의 항소심 구형량인 징역 23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체 혐의의 유죄 판단 구조가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세부 행위 가운데 일부는 범죄 성립 이유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른바 ‘이유무죄’ 판단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혐의 자체가 전면 무죄로 뒤집힌 것과는 다르다. 다만 재판부가 구체적 행위의 평가 범위를 좁힘에 따라 최종 형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양형 이유에서도 1심과 항소심 사이의 온도 차가 드러난다. 1심은 이 사건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하며, 권력 핵심부에서 비롯된 헌정질서 침해라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또 과거 내란 사건 이후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도 내놓았다. 반면 항소심 선고 과정에서는 내란 범죄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직접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는 점과 피고인의 책임이 무겁다는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1심에서 두드러졌던 일부 양형 논리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았다는 내란 관련 혐의뿐 아니라,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에 서명하고 이를 폐기한 혐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계엄 선포문 인지 여부와 관련해 허위 증언을 했다는 혐의 등이다. 항소심 선고 전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총리 측은 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을 찬성하거나 도운 적이 없고 윤 전 대통령을 만류했다는 취지로 다퉈 왔다.

특검은 수사와 공소 제기 단계부터 한 전 총리가 단순히 소극적으로 방관한 것이 아니라 국무회의 정족수 확보, 선포문 관련 절차, 계엄 해제 국무회의 대응 등에서 적극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공소장에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 추가 소집 필요성을 언급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후에도 즉각적인 국무회의 소집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유죄의 큰 틀은 유지하되, 형량은 조정한 판결”로 요약된다. 1심처럼 내란 범죄의 헌정질서 침해성과 국무총리의 책임을 무겁게 봤지만, 양형에서는 1심보다 신중하고 제한적인 접근을 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쟁점은 대법원에서 항소심의 법리 판단과 양형 판단이 유지될지로 옮겨갈 전망이다. 특히 일부 이유무죄 판단이 어떤 행위에 관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내란 관련 혐의 전체의 책임 범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판결문 분석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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