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검사 10년 새 2.5배…‘검찰 폐지’ 앞두고 커지는 수사 역량 단절론

검찰 조직이 제도 개편의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현장을 떠나는 검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퇴직 규모가 커지고, 장기 미제 사건도 동시에 증가하면서 형사사법 체계의 연속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방송사가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퇴직 검사는 175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70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2.5배로 늘어난 규모다. 2019년 111명으로 세 자릿수에 올라선 뒤 한동안 등락을 보이던 퇴직자 수는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도 1분기 기준 이미 58명이 검찰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개인 진로 선택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이탈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검찰 내부의 공통된 분위기다.
검사 이탈은 곧바로 사건 처리 지연 문제와 맞물리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검찰청에서 처리 기간이 3개월을 넘긴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 326건으로, 2022년 5만 1,825건의 2.3배 수준이다. 6개월을 넘긴 장기 미제 사건도 지난해 9,123건에서 올해 3월 2만 37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사건이 오래 묶일수록 피해자는 구제 지연을 겪고, 피의자 역시 불확실한 상태에 놓인다. 수사와 기소의 효율성 문제가 결국 국민의 권리 문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검찰 조직의 인력 부담은 제도 변화와 특검 파견이 겹치며 더 커졌다. 지난해 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과 상설특검에 이어 올해 2차 종합특검까지 가동되면서 상당수 검사가 특검팀에 차출됐다. SBS 보도에 따르면 현재 특검에 파견된 검사는 67명이다. 통상 지방검찰청 한 곳의 검사 규모가 60~70명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선청 하나에 해당하는 인력이 빠져나간 셈이다.
제도적으로도 검찰은 오는 10월 큰 전환점을 맞는다.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새로 출범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을 맡고, 중수청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구조다.
앞서 공소청 설치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통과됐다. 당시 민주당은 검찰개혁 완수라는 의미를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기능 약화와 검찰 조직 붕괴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공소청 출범은 권한 분산과 견제라는 개혁 명분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현장 수사 경험과 사건 관리 역량이 새 제도 안에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라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히 젊은 검사들의 이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10년 차 미만 검사 퇴직자는 2016년 18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늘었다. 조직의 미래를 떠받칠 중간·초년차 인력이 빠져나가면 단순히 현재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복잡한 경제범죄·권력형 범죄·조직범죄를 다뤄 온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검찰 조직을 둘러싼 불신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과거 검찰권 남용, 정치적 수사 논란, 선택적 기소 비판은 검찰개혁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권한 집중을 막자는 주장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개혁의 목적이 권한 축소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범죄 억지와 피해자 보호,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국가 기능이 약해진다면 개혁의 비용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선 지청에서는 사건 기록이 물리적으로 쌓이고, 검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미제 사건이 한계치를 넘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청에서는 실제 근무 인원이 정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검사 1인당 장기 미제가 300건 안팎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업무 과중을 넘어 사건 처리의 질과 속도 모두를 흔드는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