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광주 도심 흉기난동…‘묻지마 범행’ 피의자 영장심사 출석

사건사고
[한밤중 광주 도심 흉기난동…‘묻지마 범행’ 피의자 영장심사 출석[C]더푸른미래]

한밤중 광주 도심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고등학생 2명을 흉기로 공격해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피의자 장 모 씨는 법정으로 이동하며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와 특정 대상을 노렸는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장 씨는 7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상의에 달린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그는 맨발에 슬리퍼 차림이었다.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정말 죄송하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답했다. ‘왜 여학생을 공격했느냐’는 질문에는 “여학생인 것을 알고 살해한 것은 아니다”, “계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5일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고등학교 2학년 A 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현장을 지나던 B 군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 양은 홀로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고, B 군은 여성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러 갔다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응급구조사를 꿈꾸던 학생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이날 장례 절차가 진행되면서 지역사회 충격은 더 커졌다. B 군은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건을 목격하고 피해자를 도우려다 공격을 당한 만큼, 신체적 피해와 별개로 심리적 충격도 클 것으로 우려된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서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진술만으로 범행 동기나 책임 능력, 계획성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이동 동선 확인, 흉기 준비 경위, 범행 전후 행동 등을 종합해 정확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시민 불안을 다시 키우고 있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 범행 장소가 도심 보행로였다는 점에서다. 다만 수사기관이 아직 범행 동기와 계획성을 최종 판단하지 않은 만큼, 현재 단계에서는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흉기 범행’이라는 확인된 범위 안에서 사건을 볼 필요가 있다.

경찰은 장 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처벌법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와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이 필요할 때 피의자 신상공개를 허용하고 있다. 신상공개 여부는 별도 심의위원회 판단을 거쳐 결정된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검사는 범행 동기와 재범 위험성, 반사회적 성향 등을 참고하기 위한 수사 절차의 하나다. 다만 검사 결과가 곧바로 유죄 판단이나 형량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은 범행의 고의성, 계획성, 피해 규모, 피고인의 정신 상태, 반성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야간 보행 안전과 위기 상황 대응 문제도 남겼다. 피해자를 도우려던 시민이 추가 피해를 입은 만큼, 무작정 접근하기보다 즉시 112에 신고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의 대응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도심 대학가와 주거지 주변의 야간 순찰, CCTV 사각지대 점검, 정신건강 위기군 관리 체계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장 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 뒤 결정된다. 법원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가능성,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 필요성을 판단하게 된다. 한 학생의 생명을 앗아가고 또 다른 학생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이번 사건은 앞으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범행 경위와 책임 범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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