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시리’ 지연에 2억5천만 달러 합의…프리미엄 신뢰 흔들

AI·디지털

“곧 된다”던 AI 시리, 결국 배상으로…애플 3400억 원 합의 후폭풍

[“곧 된다”던 AI 시리, 결국 배상으로…애플 3400억 원 합의[C]더푸른미래]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와 고도화된 시리 기능 지연을 둘러싼 미국 소비자 집단소송에서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합의에 나섰다. 애플은 위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핵심 AI 기능을 앞세워 신형 아이폰을 홍보한 뒤 실제 제공이 늦어졌다는 소비자 반발을 돈으로 봉합하게 됐다.

이번 소송은 2024년 6월 세계개발자회의, WWDC에서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와 개인화된 시리 기능이 출발점이다. 애플은 당시 아이폰과 이용자 맥락을 이해하는 더 똑똑한 시리를 차세대 AI 경험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시점에도 주요 기능은 제공되지 않았고, 이후 애플은 더 개인화된 시리 기능의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진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해당 기능의 본격 도입 시점이 2026년으로 밀렸다고 전했다.

원고 측은 애플이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능을 마치 곧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해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를 인용한 보도들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허위·과장 광고 의혹을 끝내기 위해 2억5천만 달러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는 아직 법원 승인을 남겨두고 있으며, 애플은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상 대상은 미국에서 2024년 6월 10일부터 2025년 3월 29일 사이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 맥스, 아이폰16 시리즈를 구입한 소비자로 알려졌다. AP는 대상 기기가 약 3천700만 대에 이르며, 법원이 합의를 승인할 경우 기기당 최소 25달러에서 청구 규모에 따라 최대 95달러까지 지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애플의 AI 전략에 적지 않은 부담을 남긴다. 애플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삼성전자보다 신중한 행보를 보였지만, 지난해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뒤늦게 승부수를 던졌다. 문제는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애플일수록 “발표한 기능을 실제 제품에서 언제, 얼마나 완성도 있게 쓸 수 있느냐”가 더 엄격한 평가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AI 기능은 단순 부가 기능이 아니라 신형 단말 구매를 자극하는 핵심 마케팅 포인트였기 때문이다.

국내 파장도 주목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서울YMCA가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관련 광고를 문제 삼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시민단체 측은 애플이 개인화된 AI 시리 기능을 강조해 아이폰16 시리즈와 아이폰16e 판매에 활용했지만, 정작 해당 기능 제공이 지연됐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다만 이번 미국 합의가 곧바로 한국 소비자 보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집단소송 합의는 미국 내 구매자와 미국 법원의 승인 절차를 전제로 한다. 한국 소비자가 보상을 받으려면 국내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광고 노출 방식, 실제 구매 판단에 미친 영향, 애플코리아의 책임 범위 등이 별도로 따져져야 한다.

이번 사안은 AI 시대 제품 광고의 기준을 다시 묻고 있다. 기술기업들은 아직 개발 중인 기능을 미래 비전으로 홍보하지만, 소비자는 그 설명을 현재 제품의 가치로 받아들이기 쉽다. 특히 스마트폰처럼 고가 제품에서는 “출시 예정”과 “즉시 사용 가능”의 경계가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애플의 이번 합의는 AI 기능을 앞세운 마케팅이 더 이상 기대감만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경고로 읽힌다.

애플은 소송을 마무리하고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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