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폭발, ‘피격’ 단정 유보…정부 “통제선 밖 10해리, 추가 확인 필요”

정치
[나무호 폭발, ‘피격’ 단정 유보…정부 “통제선 밖 10해리, 추가 확인 필요”[c]더푸른미래]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폭발 사고를 겪은 한국 관련 선박 나무호가 사고 당시 이란이 새로 설정한 선박 통제선에서 약 10해리, 18.5km가량 떨어진 해역에 정박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은 피격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했지만,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만으로는 외부 공격인지, 선박 내부 요인에 따른 화재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나무호는 이란의 재설정 통제선 바깥에 있었다. 이는 선박이 즉각적인 분쟁 위험 구역 안에 있었다고 보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고 당시 침수나 선체 기울어짐이 확인되지 않았고, 피격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 실무회의를 열기보다는 관계 부처가 상황을 계속 점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응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나무호 사고를 두고 피격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 측 발언에 대해서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박 폭발 사고는 미사일·드론·기뢰·소형 선박 공격뿐 아니라 화재, 기관실 사고, 적재물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잔해 분석과 위성·레이더 자료, 선원 진술, 선체 손상 방향 등을 종합해야 결론을 낼 수 있다.

나무호 사고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국제 군사·외교 갈등과 맞물려 파장이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항로로, 최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선박 통항 제한과 호송 작전 논의가 이어져 왔다. 미국은 한때 상선 호송을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추진했지만, 이후 작전을 일시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작전 중단 이후 한국 정부도 해당 작전 참여 검토를 멈췄다고 보도했다.

정부도 이 점을 확인했다. 위 실장은 미국이 제안했던 프로젝트 프리덤은 작전 자체가 중단된 만큼 한국의 참여 여부를 더 검토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미국 측의 작전 중단 보고를 받고, 미국이 사실상 출구전략을 찾는 과정일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호르무즈 항행 안전 문제에서 한국이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주도의 작전과 별개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에는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위 실장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회의에 참여했던 것처럼, 미국이 제안한 해양자유연합, MFC에 대해서도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선박과 에너지 수입이 호르무즈 해협에 적지 않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군사적 개입 수위와 선박 보호 필요성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럽도 별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방어적 임무 가능성에 대비해 샤를드골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방면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AP는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구상이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과 별개이며, 선박 회사와 보험업계를 안심시키고 해상 교통 정상화를 지원하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나무호 사고를 특정 세력의 공격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사고 지점이 이란 통제선 밖이었다는 정부 설명, 침수나 선체 기울어짐이 없었다는 초기 정황, 미국 측의 피격 언급이 아직 한국 정부 차원의 확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반대로 호르무즈 일대의 긴장이 높은 만큼 외부 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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