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보다 앞선 ‘후보 경쟁력’…서울·대구, 지방선거 변수는 인물

정치헤드라인
[6.3지방선거[c]더푸른미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대구에서 후보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당 구도가 강하게 작동하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후보 개인의 인지도와 지역 기반, 행정 경험이 표심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의 민심을 보여주는 지표일 뿐, 남은 선거운동 기간 진영 결집과 이슈 변화에 따라 판세는 달라질 수 있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 유권자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7%로 나타났다. 두 정당의 격차는 16%포인트였다. 하지만 앞서 발표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41%,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4%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7.6%포인트로 줄었다. SBS는 6·3 지방선거 D-30 조사에서 정 후보와 오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밖이라고 보도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서울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정원오 후보 지지도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 반면, 오세훈 후보 지지도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보다 높게 조사됐다.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가진 인지도와 시정 경험이 일부 중도층 또는 무당층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정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흡수하고 있지만, 아직 정당 지지율을 크게 뛰어넘는 확장세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대구에서는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6%, 민주당 30%로 국민의힘이 16%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대구시장 후보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1%,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36%로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다. SBS는 김 후보와 추 후보의 격차가 5%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라고 전했다.

대구 조사 결과는 더 이례적이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크게 높았는데도, 후보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부겸 후보는 대구에서 여러 차례 출마하며 지역 기반과 인지도를 쌓아온 인물이고, 보수 강세 지역에서 당선 경험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경호 후보는 국민의힘이라는 정당 기반은 강하지만, 시장 후보로서의 개인 경쟁력은 아직 정당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서울은 오세훈 경쟁력, 대구는 김부겸 경쟁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방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후보 인지도, 조사 시점의 이슈, 상대 후보에 대한 정보 부족, 지지층 응답 적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정당 지지층이 결집하면 후보 지지도는 정당 지지율 쪽으로 다시 수렴할 수 있다. 반대로 TV토론, 정책 공약, 후보 검증 과정에서 인물론이 더 강해지면 지금의 격차가 유지되거나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서울의 경우 부동산과 교통, 재개발·재건축, 전월세 불안이 핵심 의제로 떠올라 있다. 정원오 후보는 민주당의 정권 안정론과 주거 대책을 앞세울 가능성이 크고, 오세훈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서울시정 연속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율만 보면 민주당이 우세하지만, 후보 지지도 격차가 그보다 작다는 점은 오 후보가 선거를 ‘정권 심판 대 안정’ 구도보다 ‘시정 경험 대 변화’ 구도로 끌고 가려 할 여지를 보여준다.

대구는 더 복잡하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김부겸 후보라는 인물 변수 때문에 선거가 단순한 정당 대결로만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가 지역 통합과 행정 경험을 앞세우고, 추경호 후보가 보수 본산의 결집과 경제 관료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대구 선거는 정당 충성도와 인물 평가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도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서울과 대구 모두 거대 양당 후보 간 격차가 정당 지지율 격차보다 작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정당만 보고 선택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정부를 이끌 행정 능력, 지역 현안 이해도, 후보의 과거 성과와 이미지가 정당 구도 위에 덧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의 한계도 함께 봐야 한다. 이번 조사는 서울 800명, 대구 8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두 지역 모두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서울시장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지만, 대구시장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다. 따라서 대구 결과는 우열을 확정하기보다 접전 흐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