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후보 3인 “장동혁 사퇴 필요”…국민의힘, 선거 전날 ‘지도부 책임론’ 분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하루 앞두고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가 경선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김도읍·정점식·성일종 의원이 초·재선 의원들과 만난 비공개 간담회에서 모두 장 대표 사퇴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잠복해 있던 지도부 책임론이 원내대표 선거 직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정치권에 따르면 9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공동 주최 원내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세 후보는 장 대표 거취에 대한 공통 질문을 받았다.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고동진 의원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제기되는 장동혁 지도부 사퇴론을 어떻게 풀 것인지 묻자, 세 후보 모두 사퇴 필요성 자체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김도읍 의원은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강제적 축출 방식은 당내 후유증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준석 전 대표 징계·해임 국면이 당내 갈등을 장기화한 사례를 언급하며, 명분과 절차를 갖춘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성일종 의원도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있는 처신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 대표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거나 물리적으로 밀어내는 방식보다는, 보수정당의 품격과 정치적 설득을 앞세워 퇴로를 열어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당내 중재형 후보 이미지를 의식해 ‘책임론’과 ‘질서 있는 수습론’을 함께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정점식 의원 역시 의원들의 뜻을 모아 장 대표 거취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의 분열상이 외부로 노출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앞서 장 대표 체제와의 연속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후보로 분류됐지만, 이날 발언으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책임론 자체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4곳을 확보하는 데 그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2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 등 중도 확장성이 중요한 지역에서 부진이 확인되면서, 당내에서는 선거 전략과 지도부 리더십을 둘러싼 책임론이 빠르게 확산해 왔다.
국민의힘은 10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김도읍·정점식·성일종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며, 해외 출장 등으로 현장 참석이 어려운 의원들을 위해 모바일 투표도 도입된다. 새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부터 민주당 정부를 상대로 한 원내 전략뿐 아니라, 지방선거 패배 수습과 지도부 재편 문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장 대표가 이날까지 거취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세 후보가 모두 사퇴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선거 이후 압박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 원내대표는 당 대표와 별개의 선출직이지만, 원내 전략과 의원총회 운영을 쥐고 있는 만큼 의원 다수의 뜻을 모아 지도부 거취 문제를 압박할 수 있는 실질적 지렛대를 갖는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이 직접 후보 검증 자리를 만들고 장 대표 거취를 공통 질문으로 던졌다는 점은, 책임론이 일부 중진이나 특정 계파의 주장이 아니라 의원단 전반의 관심사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건은 사퇴 압박이 당 혁신의 출발점이 될지, 또 다른 계파 갈등의 도화선이 될지다. 장 대표가 자진 사퇴 형식을 택할 경우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나 조기 전당대회 등 후속 절차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장 대표가 버티기에 나설 경우 새 원내대표와 당 대표 간 충돌, 친장동혁계와 비장동혁계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번질 수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도 장 대표 거취와 맞물려 있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보수 재건을 위해 한 의원을 다시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과, 복당 논의가 계파 대립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될 경우 한 의원 복당 문제는 속도를 내기 어렵지만, 지도부가 재편되면 복당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