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임금체불’ 알트론 대표 항소심도 중형 구형…노동자 피해 회복은 여전히 미완

오피니언

사진 설명: 100억원대 임금·퇴직금 체불 혐의로 기소된 알트론 대표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6개월을 구형하면서, 대규모 임금체불 사건의 책임과 피해 회복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더푸른미래]

임금과 퇴직금 100억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북 완주 자동차 부품업체 알트론 대표 A씨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6개월을 구형했다.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이 선고됐지만, 피해 규모가 크고 임금 체불 문제가 장기간 이어진 만큼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전주지법 제3-2형사부 심리로 열린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2024년부터 근로자 200여명에게 임금과 퇴직금 등 100억원 안팎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일부 근로자와 합의한 사정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바 있다. 지역 보도에 따르면 1심 당시 재판부는 확인된 체불액만 최소 65억원에 달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언급했다.

알트론은 전북 완주와 김제에 사업장을 둔 자동차 알루미늄 휠 제조업체로, 과거 ASA로 알려졌던 회사다. 2024년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전기료와 가스비 미납으로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했고, 같은 해 말 사실상 공장 문을 닫았다. 이후 직원 상당수가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들까지 해고 절차를 밟으면서 피해가 커졌다. 지역 매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직원 120여명의 임금 약 57억원이 밀렸고, 퇴사자 150여명의 퇴직금까지 합치면 전체 체불 규모가 100억원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경영 실패를 넘어 지역 제조업 일자리와 노동자 생계가 동시에 무너진 사례로 평가된다. 알트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피해 노동자들은 수개월간 생활고를 호소해 왔고, 가족과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영향을 받은 인원이 1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지역 보도도 나왔다. 완주 지역의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에 미친 충격도 작지 않았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A씨 측은 고의적인 임금 미지급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경영난과 자금 조달 실패가 겹친 결과라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A씨가 임금 지급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 찾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부실 경영으로 노동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점을 사과하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사과보다 실질적인 변제가 핵심이다. 임금은 노동자가 이미 제공한 노동의 대가이고, 퇴직금 역시 생계 유지와 재취업 준비에 직결되는 최소한의 권리다. 특히 100억원대 체불은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 근로감독, 체당금 제도, 기업 회생·폐업 과정에서 노동채권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법조계에서는 항소심 판단의 쟁점이 피해 규모, 변제 노력의 실질성, 일부 합의가 전체 양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모일 것으로 본다. 1심이 일부 합의 사정을 반영해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피해 회복이 추가로 이뤄졌는지, A씨가 제시한 자금 조달 계획이 현실성이 있는지 등이 형량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알트론 사태는 임금체불 범죄에 대한 형사 처벌의 실효성 논란도 다시 불러오고 있다. 대표자가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체불 임금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 노동자들이 실제로 돈을 돌려받으려면 회사 자산, 체당금, 민사 절차, 회생·파산 절차 등이 맞물려야 한다. 이 과정이 길어질수록 노동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항소심 선고 결과는 향후 대규모 임금체불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재판부가 1심 형량을 유지할지, 검찰 구형 취지를 받아들여 형을 높일지, 또는 피해 회복 상황을 추가로 반영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기업 부도나 경영 실패가 아니라, 수백 명 노동자의 생계가 장기간 방치된 대규모 노동권 침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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