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인 뒤 금품 빼앗은 20대 여성 구속…경찰, 추가 피해 여부 수사

사건사고
[경찰[c]더푸른미래]

교제 중이던 남성들에게 약물이 든 음식이나 음료를 먹인 뒤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추가 피해자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20대 여성 A씨를 강도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남성 여러 명에게 수면제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먹인 뒤, 피해자들이 의식을 잃거나 잠든 틈을 이용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기관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가 4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결혼정보업체나 지인 소개 등을 통해 알게 된 남성들과 만남을 이어가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들에게 약물이 섞인 음식이나 음료를 먹인 뒤, 이들이 잠들면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이체하거나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금전적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확인된 피해 금액은 약 489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은 최소 4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실제 피해 규모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이 약물을 먹은 경위나 당시 상황을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만큼, 사건의 구체적인 전후 관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3일 의정부시의 한 주택에서 깨어난 피해 남성 B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B씨는 자신이 약물을 먹은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과 금전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112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유사한 내용의 고소장이 이미 접수돼 있던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추적해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 남성들이 스스로 수면제를 먹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수면제를 복용하게 된 과정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 계좌 거래 내역, 휴대전화 사용 기록, 약물 확보 경위 등을 종합해 범행 여부와 고의성을 확인하고 있다.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성분으로 알려졌다. 이 계열 약물은 불면증이나 불안장애 치료 등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처방과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경찰은 A씨가 해당 약물을 어떤 경로로 확보했는지, 단독 범행인지, 범행을 도운 인물이 있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사회적 충격을 준 이른바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과 유사한 약물 사용 정황이 언급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경찰 수사 단계에서 두 사건 사이의 직접적 관련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며, A씨에게 적용된 혐의와 구체적 범행 동기 역시 추가 조사를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앞서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은 남성들에게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섞인 음료를 마시게 해 사망 및 상해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 이후 약물을 이용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의정부 사건 역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와 대인 범죄 예방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약물 입수 경위, 피해금 사용처 등을 조사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유사한 피해 신고나 고소가 더 접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기록을 대조하며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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