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네 번째 재판도 집행유예… 반복 처벌에도 멈추지 않은 ‘북한군 개입’ 허위 주장

5·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올려 온 60대 블로거가 네 번째 형사재판 1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미 같은 범행으로 벌금형과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법원은 이번에도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 주도 폭동으로 적시한 게시글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윤아영 판사는 15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올린 글의 내용과 사건 기록을 종합하면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이미 동종 범행으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았고, 별도 사건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다만 이번 범행 시점이 다른 사건의 항소심 진행 시기와 겹치고, 그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이뤄졌다는 점은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글은 2024년 10월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이다. 그는 글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이 주도한 폭동이라고 주장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과 결탁했다는 취지의 표현도 적었다. 이후 비판 댓글이 달리자 “5·18 살육의 계엄군은 변장한 북한군이었다”거나 “4·3도 북 지령에 의한 반란이었다”는 내용의 댓글까지 추가로 남긴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올해 3월 결심공판에서도 “국민이 알아야 할 사실을 공유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같은 피고인에게 내려진 네 번째 5·18 왜곡 관련 형사 판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씨는 앞서 같은 취지의 허위 주장으로 두 차례 벌금형을 확정받았고, 다른 사건에서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다시 유사한 내용을 온라인에 게시했고, 법원은 이번에도 허위사실 유포로 봤다. 피고인은 재판 내내 자신의 주장이 허위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5·18 허위사실 유포 처벌은 2021년 시행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 조항에 근거한다. 이 법은 신문, 방송, 출판물,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릴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그전까지 왜곡·폄훼 행위에 대한 직접 처벌 근거가 약하다는 지적 속에 도입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 주장인 ‘북한군 개입설’은 국가 조사와 공식 기록에서 근거가 없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북한군 개입을 뒷받침한다는 각종 주장과 자료를 검토한 뒤, 객관적 근거가 없거나 사진 오독,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국가기록원 역시 5·18을 1980년 5월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이 계엄 확대와 신군부에 맞서 전개한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을 통한 5·18 왜곡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안에 5·18 시민군을 북한군으로 묘사한 콘텐츠가 올라와 수사로 이어졌고, 검찰도 최근까지 허위사실 유포 사건을 잇따라 기소해 왔다. 오월 단체들은 이런 왜곡이 역사 왜곡을 넘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보고 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