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인정 뒤에도 끝나지 않는 절차…지원은 늘었지만 적용 문턱은 여전

사회

전세사기 특별법상 피해자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보증금 회복이나 주거 안정이 완료되는 구조는 아니다. 2026년 9월 말까지 국토교통부가 결정한 전세사기피해자등은 누적 4만1559건이다. 같은 시점에 정부가 밝힌 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완료 물량은 1만1148호다. 지원 실적은 빠르게 늘었지만, 피해 인정 결정과 실제 지원 집행은 서로 다른 절차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증가 속도는 분명하다. 2025년 5월 전체회의 기준 누적 인정 건수는 3만400건, LH 매입 완료는 669호였다. 이후 2026년 7월에는 누적 인정 4만278건, 피해주택 매입 1만호를 넘겼고, 2026년 9월 말 기준으로는 인정 4만1559건, 매입 1만1148호까지 늘었다. 다만 이 수치들은 같은 분모가 아니다. 인정 건수는 피해자 결정 건수이고, 매입 실적은 주택 물량이어서 일대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피해 인정이 곧바로 보상이나 매입 완료로 연결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법정 처리기간은 있어도 실제 체감시간은 더 길 수 있다


특별법은 피해자등 결정 절차에 시간표를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피해사실 조사를 마쳐야 하고,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는 안건이 상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의·의결을 마쳐야 한다. 겉으로 보면 두 달 안팎의 구조다. 하지만 시행규칙은 신청서 보완에 걸린 기간을 조사기간에 넣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서류 보완, 권리관계 확인, 임대인 채무 조사 같은 과정이 길어지면 법 조문만 보고 예상한 처리기간보다 실제 체감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피해자로 결정된 뒤에도 지원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경·공매 지원 서비스는 법무사·변호사 매칭과 비용 지원을 해주는 제도이지만, 이후 경매 신청이나 권리신고 등은 다시 개별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 LH 매입을 통한 주거 지원도 자동 전환이 아니다. LH 공고상 경·공매가 이미 개시된 주택이어야 하고, 정부 결정문에 ‘전세사기피해자’ 또는 ‘신탁사기피해자’로 표시된 경우에 한해 사전협의 신청이 가능하다. HUG는 우선매수권 양도나 피해주택 매입 신청 서류가 경·공매 매각기일 7일 전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어, 인정 결정 이후에도 다시 시간과 서류 부담이 생긴다.


지역별 접근성도 같지 않다


지원 창구가 전국 어디서나 같은 밀도로 열려 있는 것도 아니다. HUG 안내를 보면 전세피해 및 예방지원센터의 대면 거점은 서울 강서, 인천, 경기 수원, 부산, 대구, 전남 순천 등으로 제시돼 있다. 반면 다른 지역은 HUG 지사 체계가 전화·접수 창구를 맡아 넓은 권역을 커버하는 방식이다. 충청권은 대전충남지사, 광주·전남·제주는 광주전남지사, 강원은 강원지사처럼 광역 단위로 묶여 있다. 제도 자체는 전국 적용이지만, 실제 이용자는 사는 곳에 따라 가까운 전담센터가 있는지, 지사 관할로 처리되는지에 따라 접근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

지원 요건도 제도마다 다르다. HUG는 피해확인서가 금융·주거·법률지원 프로그램 이용을 위한 대상자 확인 절차라고 설명하면서도, 이후 대출심사나 긴급주거지원 대상자 선정은 각 기관에서 별도로 진행된다고 밝히고 있다. 특별법상 피해자등 결정이 중요한 출발점인 것은 맞지만, 실제 지원은 결정문 수령 이후에도 다시 기관별 심사와 신청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시민 입장에서는 ‘인정’과 ‘지원 완료’ 사이에 여러 단계가 남아 있는 셈이다.


11월 13일 시행 예정 제도와 현재 적용 제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앞으로 제도가 더 바뀔 예정이지만, 발표와 실제 적용 시점은 구분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10월 6일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히면서, 국가가 임차보증금의 3분의 1 회복을 보장하는 최소보장과 선지급-후정산 제도가 2026년 11월 13일부터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026년 10월 23일 현재는 해당 제도가 발표된 상태일 뿐, 아직 실제 집행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결국 현재 전세사기 지원절차의 핵심은 제도 접근성이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지만, 피해 인정 뒤에도 추가 신청과 별도 심사, 기한 관리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정부 통계상 인정 건수와 매입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이 체감하는 지원 속도는 법정 결정기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지역별 창구 배치와 지원별 세부 요건이 실제 이용 가능성을 가른다. 전세사기 대책을 평가할 때는 법 개정이나 보도자료 발표보다, 인정 결정 이후 어떤 지원이 언제 실제로 적용되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

자료: 국토교통부, 9월중 전세사기피해자등 623건 추가 결정(2026.10.12); 국토교통부,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실적 1만호 넘어(2026.08.07);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자등 860건 추가 결정(2025.06.01);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특별법」 시행령 개정안, 6일 국무회의 의결(2026.10.06); 국가법령정보센터,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국가법령정보센터,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주택도시보증공사, 피해지원프로그램 안내; 주택도시보증공사, 경·공매 지원서비스 신청; 주택도시보증공사, 피해확인서 안내; LH청약플러스,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통합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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