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를 바꾸면 자신감이 커질까…세계적 TED 강연 뒤 재현성 논쟁이 남긴 교훈
에이미 커디의 2012년 ‘파워 포즈’ 강연, 최초 42명 실험에서 2022년 128개 실험 메타분석까지…호르몬 변화는 재현되지 않았지만 주관적 자신감 효과는 일부 확인
중요한 면접이나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는 사람에게 흔히 권하는 행동이 있다. 등을 곧게 펴고 어깨를 뒤로 젖히며 당당한 자세를 취하라는 것이다. 몸을 움츠리는 대신 자신감 있는 자세를 유지하면 실제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조언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2012년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이미 커디(Amy Cuddy)의 TED 강연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였던 커디는 TEDGlobal 무대에서 신체의 자세가 다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는 방식뿐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간단했다. 중요한 일을 시작하기 전 2분 동안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똑바로 서거나 팔과 다리를 넓게 펼치는 방식이었다.
커디는 이러한 자세가 자신감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키며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몸의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상황에 임하는 자신의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장비나 비용도 필요하지 않았다. 단 2분 동안 자세를 바꾸면 된다는 실천 방법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강연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학계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후속 연구자들이 같은 효과를 확인하려 했지만 최초 연구에서 보고된 호르몬과 행동의 변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2015년 발표된 재현실험에서는 20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지만 호르몬과 위험 감수 행동에서 원래의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최초 논문의 제1저자인 데이나 카니가 파워 포즈 효과의 실재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반면 2022년 미국심리학회가 소개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자세가 사람의 주관적인 감정과 자기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확인됐다.
이처럼 과학적 결론은 단순하지 않다.
몸을 크게 펼치면 반드시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지만 자세가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모두 부정할 이유도 없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 능력이 향상되거나 중요한 결정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2012년의 유명한 TED 강연을 2026년에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분의 자세가 호르몬까지 바꾼다는 주장은 어디에서 시작됐나
파워 포즈의 출발점은 커디와 데이나 카니, 앤디 얍이 2010년 학술지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연구였다.
논문 제목은 ‘Power Posing: Brief Nonverbal Displays Affect Neuroendocrine Levels and Risk Tolerance’였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크게 펼치거나 움츠리는 행동이 권력감과 관련된 심리적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검토했다.
동물과 인간은 사회적 지위와 관련해 서로 다른 신체 표현을 보인다. 강한 위치에 있는 개체는 공간을 넓게 차지하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있고, 위협을 느끼는 개체는 몸을 작게 만드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계가 반대 방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사람이 실제로 높은 사회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몸을 크게 펼치는 것이 아니라, 몸을 크게 펼치는 행동 자체가 권력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이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참가자 42명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거나 공간을 크게 차지하는 자세를 취했고, 다른 집단은 몸을 움츠리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자세를 취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1분씩 두 가지 자세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자세를 취하기 전후의 타액을 채취해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또한 참가자가 자신의 권력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금전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는지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당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연구진은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를 취한 참가자에게서 테스토스테론 증가와 코르티솔 감소, 권력감 상승, 위험 감수 성향 증가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여러 생리적 기능과 관련된 호르몬이고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다.
이 연구는 단순한 자세 변화가 심리적인 상태뿐 아니라 생리적인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참가자 수가 42명에 불과했다는 점은 중요하다.
작은 표본의 실험에서는 우연한 변동과 개인별 차이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호르몬 수치는 여러 생리적·환경적 조건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결과의 안정성을 확인하려면 반복실험이 필요하다.
최초의 연구는 흥미로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제시했지만 그 자체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확정적인 행동법을 입증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실험에서 확인됐다는 세 가지 효과는 서로 다른 주장이다
파워 포즈 논쟁을 이해하려면 최초 연구에서 제시된 효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주관적인 감정의 변화다.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를 취한 뒤 스스로 더 강하고 자신감 있다고 느끼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둘째는 실제 행동의 변화다.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더 많이 하거나 경쟁과 협상에서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셋째는 생리적인 변화다.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등 호르몬 수치가 달라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결과는 서로 관련될 가능성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자세를 바꾼 뒤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 변화가 실제로 더 좋은 협상 성과나 높은 시험 점수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자기보고 결과만으로 호르몬 수치가 달라졌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2010년 연구에서는 몸을 크게 펼친 집단의 86.36%가 제시된 도박 과제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했다.
반면 몸을 움츠린 집단에서는 60%가 위험을 감수했다.
겉으로 보면 상당한 차이다.
그러나 이것은 42명이 참여한 특정한 실험에서 관찰된 결과다. 면접과 발표, 사업 투자, 실제 금융거래 등 다양한 상황에서 같은 차이가 발생한다는 뜻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한다는 행동도 언제나 바람직한 결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좋은 판단은 필요한 위험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일 수 있지만 불필요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파워 포즈가 위험 감수 행동을 증가시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개인에게 실제로 유리한 결과를 제공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처럼 최초 연구의 각 결과는 독립적으로 재현성을 검토해야 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확산한 메시지는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구분하지 않았다.
몸의 자세를 바꾸면 자신감과 호르몬이 달라지고 결국 중요한 상황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 쉬웠다.
2015년 200명 재현실험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파워 포즈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은 2015년 발표된 재현실험이었다.
취리히대학교와 스톡홀름경제대학 등의 연구자 에바 라네힐, 안나 드레버 등은 최초 연구의 핵심 가설을 더 큰 표본에서 확인하려 했다.
연구 참가자는 200명으로, 최초 연구의 42명보다 약 4.8배 많았다.
연구진은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와 움츠리는 자세를 비교하면서 호르몬과 위험 감수 행동, 주관적인 권력감 등을 측정했다.
결과는 원래 연구와 달랐다.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의 변화에서는 파워 포즈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위험 감수 행동에서도 원래 연구가 보고한 효과를 재현하지 못했다.
반면 참가자가 자신의 권력감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관한 주관적 평가에서는 차이가 관찰됐다.
이는 세 가지 효과가 반드시 함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자세를 바꾼 뒤 스스로 더 강한 느낌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이 생리적인 변화나 실제 행동의 변화까지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최초 연구의 결론을 단순히 반박했다는 데 있지 않다.
동일한 가설을 더 많은 참가자로 검토했을 때 어떤 결과가 안정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데 있다.
과학적 주장은 한 번의 실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다른 연구진이 비슷한 조건에서 연구를 수행했을 때 결과가 반복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재현실험에서 특정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모든 상황에서 그 효과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험의 조건과 측정 방법, 참가자의 특성에 따라 작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중요한 결과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원래 주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증거가 필요해진다.
2016년 최초 논문 제1저자는 왜 자신의 입장을 바꿨나
파워 포즈 논쟁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건은 최초 연구자의 공개적인 입장 변화였다.
2016년 데이나 카니는 자신의 대학 웹사이트에 파워 포즈 연구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카니는 2010년 커디, 얍과 함께 최초 논문을 발표한 제1저자였다.
그는 이후 발표된 연구 결과를 검토하면서 파워 포즈 효과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믿음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연구의 작은 표본과 분석 과정의 문제, 여러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통계적 위험 등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파워 포즈 효과의 실재를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입장 변화가 원래 연구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판단과 같은 것은 아니다.
학술연구에서는 연구자가 당시 이용할 수 있었던 방법과 자료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렸다가 후속 증거가 축적되면서 자신의 견해를 수정할 수 있다.
카니 역시 최초 논문 자체의 철회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자신의 과거 주장보다 새롭게 확인된 증거를 우선해 판단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카니의 입장 변화만으로 모든 후속 연구의 결과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최초 논문의 공동저자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중요한 정보이지만 과학적 결론은 연구자 개인의 권위나 의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다른 연구에서 어떤 효과가 확인됐고 어떤 효과가 재현되지 않았는지 구분해야 한다.
이후 연구들이 필요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7년 실험들은 실제 협상과 행동의 변화를 확인했나
파워 포즈의 효과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유는 누구나 간단한 행동으로 중요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면접에서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거나 중요한 발표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확산했다.
그러나 실제 행동의 변화는 주관적인 자신감보다 검증하기 어렵다.
사람이 자신을 강하다고 느끼는 것과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2017년 파워 포즈 연구를 집중적으로 다룬 학술지 ‘Comprehensive Results in Social Psychology’의 특별호에는 여러 재현연구가 발표됐다.
연구자들은 파워 포즈가 실제 행동과 인지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일부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커디의 TED 강연을 시청한 뒤 파워 포즈를 취하고 협상 과제를 수행했다.
그러나 파워 포즈를 취한 사람들이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일부 학자들은 자세가 주관적인 권력감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행동의 변화까지 일으킨다는 주장은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파워 포즈의 실용적인 효과를 판단할 때 중요한 차이를 보여준다.
긴장된 상황에서 잠시 자신감을 느끼는 행동은 개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협상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을 직접 향상시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구나 위험 감수 행동이 증가했다고 해서 반드시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실생활에서 파워 포즈를 평가하려면 기분의 변화와 실제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
면접과 시험, 발표에서 중요한 결과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관련 지식과 경험, 준비 수준, 평가자의 판단, 당시 환경 등이 함께 작용한다.
2분 동안 자세를 바꾸는 행동이 그러한 조건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재의 연구 근거를 넘어선다.
2022년 128개 실험을 종합하자 어떤 효과가 남았나
파워 포즈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후속 자료 가운데 하나는 2022년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이다.
독일과 미국의 연구진은 학술지 ‘Psychological Bulletin’에 자세가 심리상태와 행동, 생리적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Dominance and Prestige: Meta-Analytic Review of Experimentally Induced Body Position Effects on Behavioral, Self-Report, and Physiological Dependent Variables’였다.
연구진은 12개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최종 분석에는 128개 실험과 약 1만 명의 참가자가 포함됐다.
이는 최초 파워 포즈 연구의 참가자 42명과 비교해 훨씬 넓은 연구자료를 검토한 것이다.
연구진은 크게 두 종류의 자세를 구분했다.
하나는 신체를 크게 펼치거나 작게 만드는 파워 포즈였다. 다른 하나는 몸을 곧게 세우거나 구부리는 자세였다.
두 자세는 외형상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연구에서 가정하는 심리적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는 사회적 지배력과 연결될 수 있고, 곧은 자세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관련될 수 있다.
분석 결과 자세는 주관적인 심리상태와 자기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을 크게 펼치거나 곧게 세운 참가자들은 몸을 움츠리거나 구부린 참가자들보다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신감이 높다고 보고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행동 변화에 관한 결과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했다.
일부 연구에서 과제 지속성과 특정 행동의 변화가 나타났지만 이상치와 출판 편향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생리적 지표에서는 더욱 분명한 한계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이나 심박수 등 다른 생리적 지표에 대한 일관된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 결과는 2012년 TED 강연의 여러 주장 가운데 어떤 부분이 상대적으로 지지되고 어떤 부분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는지 구분하도록 한다.
자세가 자신의 감정과 자기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은 일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의 자세 변화가 호르몬을 바꾸고 실제 행동을 유리하게 변화시킨다는 주장은 같은 수준의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느낌도 완전히 확정된 효과는 아니다
2022년 메타분석이 자기평가에 관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해서 모든 연구상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중요한 한계를 함께 제시했다.
여러 실험에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 대조군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 집단은 몸을 크게 펼치고 다른 집단은 몸을 움츠리는 자세를 취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몸을 크게 펼친 집단이 더 자신감 있다고 보고했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가 자신감을 높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몸을 움츠리는 자세가 자신감을 낮췄다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집단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 집단이 없다면 어떤 방향의 변화가 주된 원인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 차이는 실생활에서 중요하다.
몸을 크게 펼치면 평소보다 더 자신감이 높아지는 것인지, 지나치게 움츠린 자세를 피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줄일 수 있는 것인지에 따라 행동에 관한 권고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립 자세를 포함한 실험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2분 동안 특정 자세를 취한 뒤 일시적으로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몇 시간 뒤에도 유지되는 자신감, 장기간의 행동 변화는 각각 다르다.
단기 실험에서 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중요한 면접이나 발표의 결과가 개선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주관적인 자신감에 관한 증거도 효과의 발생 조건과 지속기간을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
2024년 후속 실험에서는 일부 호르몬과 행동 효과가 다시 관찰됐다
파워 포즈 연구는 2022년 메타분석 이후에도 계속됐다.
2024년 12월 학술지 ‘BMC Psychology’에는 파워 포즈의 호르몬과 위험 감수 행동에 관한 재현실험이 발표됐다.
에프라트 바렐과 동료 연구진은 성인 92명을 대상으로 기존의 연구 결과를 검토했다.
참가자는 남성 30명과 여성 62명으로 구성됐다. 여성 참가자는 경구피임약 복용 여부와 월경주기 등 호르몬 상태를 고려해 집단을 구분했다.
연구진은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와 움츠리는 자세를 비교하면서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에스트라디올, 프로게스테론을 측정했다.
또한 권력감에 대한 자기보고와 위험 감수 행동을 확인했다.
결과는 기존 논쟁을 단순하게 종결하지 못했다.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원래의 효과는 재현되지 않았다.
주관적 권력감에서도 최초 연구와 같은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반면 코르티솔과 위험 감수 행동에 관한 일부 결과에서는 최초 가설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하는 관찰이 나타났다.
특히 몸을 크게 펼친 집단에서 코르티솔 감소와 위험 감수 성향 사이의 관련성이 관찰됐다.
또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집단에서는 에스트라디올 수치의 변화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특정 호르몬 조건에서 나타날 수 있는 효과에 관한 예비적인 근거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를 파워 포즈가 호르몬을 변화시킨다는 최초의 주장이 완전히 부활했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전체적으로 테스토스테론 효과는 재현되지 않았으며, 일부 결과는 특정한 하위집단에서 관찰됐다.
하위집단의 결과는 표본 규모와 여러 비교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계적 문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구진 역시 관찰된 결과를 예비적인 것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는 파워 포즈의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단순한 설명보다는 생리적 조건과 실험 설계의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를 때 무엇을 근거로 판단해야 하나
파워 포즈 연구는 과학적 증거를 평가할 때 발생하는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2010년 최초 연구에서는 호르몬과 행동, 감정의 변화가 나타났다.
2015년 재현실험에서는 호르몬과 위험 감수 행동의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2017년 여러 연구에서는 실제 행동과 인지 수행에 대한 효과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2022년 메타분석에서는 주관적 자기평가의 효과가 확인됐지만 호르몬 변화에 관한 근거는 부족했다.
2024년 연구에서는 일부 호르몬과 행동에 관한 효과가 관찰됐으나 결과는 제한적이었다.
이처럼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르다면 가장 최근에 발표된 논문 한 편만 선택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연구의 표본 규모와 설계, 측정 방법, 통계적 검정, 후속 연구의 일관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최초 연구에서 보고된 효과가 큰 경우에는 그 효과가 다른 표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작은 표본에서는 실제보다 큰 효과가 추정될 수 있다.
또한 연구자가 여러 결과와 분석 방법을 검토할수록 우연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 심리학 연구에서는 실험 가설과 분석 방법을 사전에 등록하고, 자료와 연구 절차를 공개하며, 독립적인 재현실험을 수행하는 방식이 강조되고 있다.
2015년의 재현실험은 자료와 연구 절차를 공개했다.
2022년 메타분석 역시 사전등록을 실시하고 출판되지 않은 자료까지 확보하려 했다.
이러한 과정은 특정한 연구자를 반박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어떤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더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과학적 검증이다.
파워 포즈 논쟁이 남긴 중요한 성과는 하나의 유명한 가설을 둘러싼 결론뿐 아니라 연구를 어떻게 검증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론적 교훈이다.
유명한 강연은 왜 작은 실험의 결과를 확정적인 사실처럼 보이게 만드는가
과학 연구와 대중 강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학술논문은 연구의 가설과 방법, 통계적 결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반면 대중 강연은 제한된 시간 안에 핵심적인 문제를 이해시키고 청중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따라서 복잡한 연구를 하나의 메시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커디의 TED 강연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배경에도 이러한 구조가 있었다.
단 2분 동안 자세를 바꾸면 자신의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쉽고 실천하기도 간단했다.
또한 누구나 경험하는 긴장과 자신감 부족이라는 문제를 다뤘다.
청중은 호르몬 측정 방법과 표본 규모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강연의 행동 지침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과학적 검증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
원래 연구의 제한적인 결과가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효과가 있는 행동법처럼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연자가 유명해지고 조회수가 증가하면 연구 자체의 신뢰성도 함께 높아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강연의 인기와 연구의 재현성은 별개의 문제다.
수많은 사람이 강연에 공감했다고 해서 실험 결과가 더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 연구의 핵심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다고 해서 강연자가 제기한 모든 문제의식이 무의미해지는 것도 아니다.
과학에 관한 대중적 설명을 평가할 때는 메시지의 매력과 증거의 수준을 구분해야 한다.
TED가 공식 강연 페이지에 재현성 논쟁을 알린 이유
커디의 TED 강연 페이지에는 특별한 안내문이 남아 있다.
강연에서 소개된 일부 연구 결과가 사회과학계에서 견고성과 재현성을 둘러싼 논쟁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TED는 관련 정정 및 업데이트 자료와 커디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강연은 2012년에 이루어졌지만 해당 연구에 관한 과학적 판단은 그 이후에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발표된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오랫동안 공유될수록 후속 연구의 결과를 함께 제공할 필요가 커진다.
특히 건강과 교육, 경제적 판단, 심리적 조언처럼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떤 강연이 발표 당시의 연구 결과를 정확하게 소개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새로운 증거가 등장하면 기존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과학의 중요한 특징은 새로운 자료에 따라 결론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TED 페이지에 재현성 논쟁에 관한 안내가 있다는 사실을 강연이 삭제되거나 최초 논문이 철회됐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재 해당 강연은 여전히 공개돼 있다.
다만 시청자가 강연의 원래 주장과 이후의 검증 결과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추가적인 맥락이 제공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과학 관련 언론 보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과거 연구를 다시 기사화할 때는 최초의 흥미로운 발견만 반복하기보다 후속 연구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한때 널리 알려진 연구일수록 최신의 근거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크다.
몸을 곧게 펴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과 파워 포즈는 다르다
파워 포즈 논쟁에서는 자세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이 혼동되기도 한다.
몸을 곧게 세우는 자세와 사회적 지배력을 표현하는 파워 포즈는 동일하지 않다.
또한 통증과 근골격계 기능을 관리하기 위한 자세와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자세 역시 목적이 다르다.
어떤 자세가 특정한 근육의 부담이나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있다고 해서 그 자세가 호르몬과 심리상태도 변화시킨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파워 포즈의 호르몬 효과가 재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른 자세나 움직임이 신체건강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두 문제는 서로 다른 연구를 필요로 한다.
2022년 메타분석에서는 몸을 곧게 세우는 자세와 크게 펼치는 자세를 함께 분석했지만 두 종류를 구분했다.
이러한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실제 생활에서 취하는 자세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발표를 앞둔 사람이 움츠린 자세를 피하고 편안하게 서 있는 행동은 긴장을 관리하는 개인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특정한 호르몬 변화가 입증된 기술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자세가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만 그 효과의 크기와 지속시간, 실제 성과와의 관련성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면접과 발표를 앞두고 파워 포즈를 활용해도 될까
일반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결국 실용적인 것이다.
파워 포즈의 연구 결과에 논쟁이 있다면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이를 판단하려면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긴장된 상황에서 잠시 몸을 움직이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는 행동이 개인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2022년 메타분석은 자세가 주관적인 감정과 자기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자세를 바꿨을 때 스스로 더 편안하거나 자신감 있다고 느낀다면 개인적인 준비 과정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파워 포즈를 취하면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거나 코르티솔이 감소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재현되지 않았다.
또한 2분 동안 자세를 바꾼다는 이유만으로 면접의 합격률이나 발표 성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근거도 부족하다.
중요한 면접에서는 지원한 직무에 관한 이해와 경험, 답변의 내용, 의사소통 능력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발표에서도 자료의 정확성과 논리적 구성, 충분한 연습이 중요하다.
파워 포즈를 이러한 준비를 대신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가장 타당한 접근은 자세를 자신의 상태를 정리하는 보조적인 행동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특정한 자세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더라도 그것을 과학적으로 확정된 호르몬 조절법이나 성공의 기술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자신감이 생긴다는 느낌과 능력이 향상됐다는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
파워 포즈 연구의 핵심은 자기평가와 실제 능력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감은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과제를 시도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감이 높다는 사실이 해당 과제를 실제로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높은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두 경우의 결과는 다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자신감보다 실제 근거와 능력이 중요할 수 있다.
금융투자에서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하는 태도가 언제나 더 높은 수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의료와 안전 분야에서도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더 좋은 결정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파워 포즈가 자기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실제 의사결정의 품질 향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실험에서 확인된 변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주관적인 권력감에 관한 설문조사인지, 실제 행동을 관찰한 결과인지, 생리적인 지표인지에 따라 결론의 범위가 달라진다.
파워 포즈 논쟁은 하나의 단어인 자신감 속에 얼마나 서로 다른 현상이 포함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심리학의 재현성 논쟁은 과학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는가
파워 포즈를 둘러싼 논쟁은 심리학 연구의 재현성 문제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한다.
유명한 연구가 후속 실험에서 재현되지 않으면 과학 자체가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재현성 논쟁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과학은 최초의 연구자가 발표한 결론을 영원히 유지하는 체계가 아니다.
새로운 자료가 등장하면 기존 가설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결론을 수정하는 과정이다.
최초 연구가 제시한 결과가 반복되지 않는다면 왜 그런 차이가 발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표본의 차이인지, 실험 절차의 차이인지, 측정 방법의 문제인지, 아니면 최초에 관찰된 효과가 우연한 결과였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파워 포즈 연구에서도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졌다.
독립적인 연구진이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했고, 실제 행동과 호르몬의 효과를 구분했으며, 여러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이 발표됐다.
일부 연구자는 자신이 과거에 제시했던 견해를 수정했다.
대중 강연을 공개한 플랫폼도 후속 논쟁을 알리는 안내문을 제공했다.
이러한 과정은 과학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불완전성을 교정할 수 있는 절차가 작동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문제는 최초의 연구가 나중에 수정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불확실한 연구 결과를 너무 빨리 보편적인 행동 원칙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다.
특히 작은 실험의 결과가 대중적으로 확산할 때는 반복 검증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14년 전 TED 강연에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수정해야 하나
에이미 커디의 2012년 강연은 몸의 자세가 자신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강연이 유명해진 이후 핵심 가설은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쳤다.
2010년 최초의 42명 실험에서는 몸을 크게 펼치는 자세가 주관적 권력감과 위험 감수 행동,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2015년 200명 재현실험에서는 호르몬과 위험 감수 행동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최초 논문의 제1저자가 파워 포즈 효과의 실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바꿨다.
2017년의 추가 연구들은 실제 행동과 인지 수행의 개선에 관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2022년 128개 실험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자세가 자기평가와 주관적인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가 확인됐다. 그러나 호르몬과 다른 생리적 지표에 대한 효과는 뒷받침되지 않았다.
2024년 실험에서는 일부 제한적인 호르몬과 행동 효과가 관찰됐지만 최초 연구의 모든 결과가 재현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증거를 종합하면 2026년 현재의 결론은 비교적 분명하다.
신체 자세는 일부 상황에서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단기간의 파워 포즈가 호르몬을 안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실제 행동이나 중요한 성과를 개선한다는 주장은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파워 포즈를 2분 만에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과학적 기술로 소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반대로 자세가 심리적 경험과 전혀 무관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현재의 종합 연구 결과를 충분히 반영한 결론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효과의 종류와 범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다르다.
호르몬 수치가 변화하는 것과 실생활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는 것 역시 다르다.
하나의 실험에서 결과가 확인됐다는 사실과 다른 연구진이 여러 조건에서 같은 결과를 재현했다는 사실도 구분해야 한다.
파워 포즈 논쟁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어쩌면 자세에 관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을 선호한다.
단 2분의 행동으로 불안과 자신감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과학적 주장은 이해하기 쉽거나 실천하기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더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근거가 있고 그 결과가 얼마나 반복적으로 확인됐는지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연구가 기존의 결론과 다르다면 어느 연구를 믿을 것인가라는 단순한 선택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각 연구가 무엇을 측정했고 어떤 조건에서 결과가 나타났으며 어떤 한계가 존재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과학적 지식은 더 정확해진다.
2012년의 TED 강연이 사람들에게 자신감 있는 자세를 취해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면 이후의 재현성 논쟁은 한 가지 더 중요한 질문을 남겼다.
그 자신감이 실제로 무엇을 바꾸었는가.
주관적인 기분이 달라진 것인지, 행동이 달라진 것인지, 아니면 중요한 성과까지 개선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질문이다.
몸을 곧게 펴고 스스로를 안정시키는 행동은 개인에게 의미 있는 준비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중요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발표의 내용과 충분한 연습, 실제 능력을 갖추는 과정은 여전히 필요하다.
결국 자세를 바꾸면 자신감이 커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은 조건부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세가 자신을 평가하는 방식과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호르몬 변화와 실제 행동의 개선까지 함께 일어난다는 주장은 충분히 재현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연 한 편에서 시작된 논쟁은 이 차이를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과학의 가치는 처음 제시된 주장이 얼마나 인상적인가에만 있지 않다.
시간이 흐른 뒤 그 주장이 얼마나 엄격한 검증을 견뎌냈는지에 있다.
에이미 커디의 파워 포즈 강연은 그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자료: Amy Cuddy, ‘Your Body Language May Shape Who You Are’, TEDGlobal 2012(2012, TED 공식 재현성 안내 포함); Carney, D. R., Cuddy, A. J. C. and Yap, A. J., ‘Power Posing: Brief Nonverbal Displays Affect Neuroendocrine Levels and Risk Tolerance’, Psychological Science(2010); Ranehill, E. et al., ‘Assessing the Robustness of Power Posing: No Effect on Hormones and Risk Tolerance in a Large Sample of Men and Women’, Psychological Science(2015); Dana R. Carney, ‘My Position on Power Poses’, UC Berkeley(2016); Cesario, J. et al., 파워 포즈 재현성 연구, Comprehensive Results in Social Psychology 특별호(2017); Körner, R., Röseler, L., Schütz, A. and Bushman, B. J., ‘Dominance and Prestige: Meta-Analytic Review of Experimentally Induced Body Position Effects on Behavioral, Self-Report, and Physiological Dependent Variables’, Psychological Bulletin(2022); Barel, E. et al., ‘The Effects of Power Posing on Neuroendocrine Levels and Risk-Taking’, BMC Psychology(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