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민의 지역회의 참여, 2026년 문턱은 낮아졌지만 실제 자격은 지자체마다 달랐다

사회

외국인 주민의 지역회의 참여는 2026년 들어 법적 근거와 중앙정부의 권고 기준이 한층 넓어졌지만, 실제 참여 문턱은 아직 전국적으로 같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6월 주민자치회 참고조례 전부개정안을 지방정부에 배포하면서 기존 거주기간 요건을 없애고 영주권자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외국인에게 주민자치회 위원 자격을 열도록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주민자치회 위촉과 운영의 세부 기준은 여전히 각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맡겨져 있어, 어느 지역에서는 영주자격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영주 취득 후 추가 거주기간이나 연령 요건까지 요구하는 차이가 확인됐다.

이 차이는 외국인 주민 수가 이미 정책 주변부로 보기 어려운 규모에 이르렀다는 점과 맞물린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년 11월 1일 기준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은 258만3626명으로 전년보다 5.0% 늘었다. 총인구 대비 비중도 5%까지 올라 지역 의사결정 구조에서 외국인 주민을 어떻게 포함할 것인지가 제도 운영의 실제 문제로 떠올랐다.


법률 근거는 넓어졌지만, 실제 자격은 조례가 정한다


올해 4월 14일 공포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주민자치회는 시범사업 수준을 넘어 법률상 근거를 갖춘 제도로 옮겨왔다. 이 개정법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조례에 따라 주민자치회 위원을 위촉하도록 했고, 시행일은 2026년 10월 15일이다. 법률은 주민자치회의 설치와 운영 틀을 마련했지만, 누가 위원이 될 수 있는지, 지역회의와 주민총회에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는 상당 부분 조례와 운영세칙에 남겨뒀다.

행정안전부의 2026년 참고조례 개정안은 이 지점을 완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새 참고조례안은 읍·면·동 1년 이상 거주 요건을 없애고, 영주권자 등 일정 자격을 가진 외국인 주민에게도 위원 자격을 열었다. 중앙정부는 이를 주민참여 확대의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참고조례는 권고안이어서 각 지방정부가 조례를 언제, 어디까지 바꾸는지에 따라 실제 적용 시점과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주민자치회라도 지역마다 조건이 달랐다


실제 지자체 공고와 조례, 안내 페이지를 보면 외국인 주민의 참여 자격은 지역별 편차가 뚜렷했다. 인천 부평구는 주민자치회 위원 자격에 해당 동 주민뿐 아니라 사업장 종사자, 학교·기관·단체 소속자와 함께 영주 및 장기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인천 서해구 안내는 영주의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으로 범위를 더 좁게 적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영주자격 외에 추가 체류기간까지 요구한다. 화성시 조례는 15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서도 영주 체류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나고, 해당 읍·면·동 외국인등록대장에 공고일 포함 6개월 이상 등록돼 있어야 한다고 정한다. 안양시 시범조례도 영주 체류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을 자격 대상으로 두고 있다. 서대문구 조례 역시 외국인 참여 자체는 열어두고 있지만, 대상은 영주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으로 한정한다.

이런 차이는 같은 해 중앙정부가 문턱 완화를 권고했더라도 현장에서는 조례 개정 속도와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뜻이다. 외국인 주민 입장에서는 국내 체류 사실만으로 곧바로 주민자치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거주 지역 조례가 어떤 체류자격과 거주기간을 요구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주민총회 참여는 실제 운영 중이지만, 외국인 참여 실적은 잘게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외국인 주민을 참여 대상으로 명시한 사례가 확인된다. 금천구의 2026년 주민총회 개최 결과 공고를 보면 독산2동 주민총회는 거주민·생활주민과 함께 외국인 등록대장에 등재된 외국인을 대상으로 했고, 참여 인원은 2943명이었다. 시흥4동 주민총회도 같은 방식으로 외국인을 대상에 포함했고 투표인원은 2609명이었다. 시흥5동과 시흥2동 공고 역시 외국인 등록대장 등재 외국인을 주민총회 대상에 넣고 있었다.

다만 이런 공고만으로 외국인 주민이 실제 몇 명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고는 총투표 인원이나 총참여 인원은 밝히지만,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분한 참여 통계는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제도 접근성은 문서로 확인되지만, 실제 이용률과 대표성까지 판단하려면 별도 통계 공개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별도 자치기구를 만든 사례도 나왔다


주민자치회 안으로 외국인 주민을 포함하는 방식과 별도로, 외국인 주민 전용 참여기구를 만든 지자체도 있다. 논산시는 2025년 외국인 주민 자치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러시아를 포함한 9개국 출신 20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시는 한국어 소통이 가능하고 일정 기간 논산에 거주한 18세 이상 이주민과 결혼이민자를 공개모집 대상으로 삼았다.

이 사례는 외국인 주민 참여를 주민자치회 한 제도 안에서만 풀지 않고 별도 거버넌스 창구로 설계한 경우에 가깝다. 장점은 모집 대상을 분명히 하고 외국인 주민 의제를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점이지만, 일반 주민자치기구 안에서의 대표성 확대와는 다른 성격이다. 외국인 주민을 지역 의사결정 구조의 일반 구성원으로 포함시키는지, 아니면 별도 협의기구를 통해 의견을 듣는지에 따라 참여의 수준도 달라진다.


지금 확인되는 결론은 ‘참여 가능’보다 ‘어디서 어떤 조건으로 가능한가’에 가깝다


2026년 현재 확인되는 사실을 종합하면, 외국인 주민의 지역회의 참여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단계는 아니다. 법률상 주민자치회의 근거는 강화됐고, 행정안전부도 외국인 참여를 넓히는 방향의 참고조례를 내놨다. 실제 주민총회 공고와 일부 지자체 안내문에서도 외국인 등록대장 등재 외국인이나 영주·장기체류 외국인을 참여 대상에 포함하는 운영이 확인된다.

그러나 접근성은 아직 균등하지 않다. 어떤 지역은 장기체류자격까지 인정하지만, 어떤 지역은 영주자격만 허용하고, 또 다른 지역은 영주 취득 후 3년과 같은 추가 요건을 둔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참여 결과가 외국인 주민 기준으로 별도 공개되지 않아 제도 개방이 대표성 확대로 이어졌는지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외국인 주민 참여의 다음 과제는 문호 개방 자체보다, 지역별 자격 격차를 줄이고 실제 참여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공표 체계를 만드는 일에 더 가까워 보인다.

자료: 행정안전부,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 수 258만 명, 총인구 대비 5%, 지속적인 증가세 이어가(2025.10.30.); 행정안전부, 202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24.11.1. 기준)(2025); 행정안전부, 주민자치회 활성화 본격 지원 참고조례 전부개정안 배포(2026.06.08.);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방자치법[법률 제21544호](2026.04.14. 공포, 2026.10.15. 시행); 인천광역시 부평구, 주민자치회 소개(열람일 2026.10.23.); 인천광역시 서해구, 주민자치회 소개(열람일 2026.10.23.); 국가법령정보센터,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열람일 2026.10.23.); 국가법령정보센터, 화성시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열람일 2026.10.23.); 국가법령정보센터, 안양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열람일 2026.10.23.); 금천구청, 2026년 제9회 독산2동 주민총회 개최결과 공고(2026.08.); 금천구청, 2026년 제9회 시흥4동 주민총회 개최결과 공고(2026.09.); 금천구청, 2026년 제9회 시흥5동 주민총회 개최 결과 공고(2026.09.); 금천구청, 제9회 2026년 시흥2동 주민총회 개최 결과 공고(2026.09.); 논산시, 외국인 주민 자치위원회 출범(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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