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성과, 공개되는 것은 모금과 사용계획…답례품 매출과 주민사업 효과는 따로 봐야

사회

고향사랑기부제는 시행 3년 만에 모금 규모가 빠르게 커졌지만, 이 수치만으로 제도의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2023년 약 650억 원이던 모금액은 2024년 약 880억 원, 2025년 1514억5600만 원으로 늘었다. 다만 시민이 제도 성과를 확인할 때 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우선 모금액과 기금 운용 현황, 그리고 지자체가 내놓은 사업계획에 가깝다. 답례품 판매가 지역 업체 매출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주민 대상 사업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는 별도로 나눠 확인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와 법령 자료를 종합하면,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민등록 주소지를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제도다. 2025년 1월 1일부터 1인당 연간 기부 상한액은 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올라갔다. 기부는 고향사랑e음 온라인 시스템이나 농협 창구를 통해 할 수 있고, 100원부터 가능하다.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이 제공될 수 있다.


숫자는 늘었지만, 운영 성과는 모금 단계와 집행 단계를 구분해야


행정안전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는 흐름은 뚜렷하다. 2023년 말 기준 총 모금액은 약 650억2000만 원, 기부 건수는 약 52만5000건이었다. 2024년에는 전체 모금액이 약 880억 원, 기부 건수는 약 77만 건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모금액 1514억5600만 원, 기부 건수 139만1850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제도 이용 규모와 모금 집중도를 보여주는 1차 지표다. 실제 주민사업 효과를 보려면 그 다음 단계를 따져야 한다. 기부금이 어떤 사업으로 편성됐는지, 예산이 실제 집행됐는지, 사업 대상과 범위가 무엇인지, 집행 뒤 측정 가능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모금이 늘었다는 사실과 주민 체감 효과가 컸다는 판단은 같은 말이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2026년 1월 공개한 2025년 실적 분석에서도 운영상의 특징은 확인된다. 전체 모금액 가운데 92.2%가 비수도권 지자체로 갔고, 기부 건수의 상당수는 소액에 집중됐다. 10만 원 이하 기부가 전체의 98.4%를 차지했고, 연말정산을 앞둔 12월 모금액 비율은 50.9%였다. 제도 확산에는 성공했지만, 기부 시기와 금액 구조가 특정 구간에 몰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용처 공개는 의무지만, 공개 항목이 곧 효과 검증은 아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의 사용처는 공개 대상이다. 법령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모금한 기부금을 별도 기금으로 설치해 관리해야 하고, 시행령은 전년도 고향사랑기부금의 접수·운용 현황을 매년 2월 말일까지 해당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은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적어도 모금액, 기금 운용 내용, 공개 대상이 된 주요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공개되는 정보의 성격이다. 공개 의무는 기본적으로 접수와 운용 현황에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 얼마가 들어왔고, 어떤 기금으로 관리됐으며, 어디에 쓰겠다고 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에 가깝다. 주민사업이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는지, 사업 효과가 다른 요인과 구분되는지까지 전국 공통 형식으로 정리해 주는 체계는 이번에 확인한 행정안전부 공개 자료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이 차이는 기사 제목에 들어간 의문과도 연결된다. 사용처는 공개되지만, 답례품 매출과 주민사업 효과는 같은 표에 놓고 바로 비교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답례품은 지역 업체 공급과 소비로 이어지는 거래이고, 주민사업은 기금 편성·집행 뒤 일정 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공공사업이기 때문이다.


답례품은 지역경제 지표, 주민사업은 공공성과 집행성과 지표


법은 지자체가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와 동시에 지역 특산품 판매를 일으키는 구조를 갖는다. 어떤 지자체에서 답례품 주문이 늘었다면, 그것은 우선 해당 지역 생산자나 공급업체의 매출과 연관된 운영 성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주민사업 효과는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한다. 고향사랑기금은 모집·운용 비용과 답례품 비용을 제외하면 법이 정한 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고,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같은 공공 목적 사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즉 답례품이 잘 팔렸다는 사실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단면일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주민복지 사업이 성과를 냈다는 근거는 아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자료에서도 이 둘은 별도로 읽는 편이 맞다. 제도 운영 절차는 모금, 기부, 접수·확인, 답례품 제공, 모금액 사용, 결산으로 구분돼 있다. 답례품은 기부 직후 나타나는 운영 결과이고, 주민사업은 그 이후 기금 집행 단계에서 확인해야 하는 결과라는 뜻이다.


지정기부 도입 뒤에는 ‘무엇에 쓸지’는 더 선명해졌지만, ‘무슨 변화가 났는지’는 여전히 후속 검증이 필요


2024년 6월부터는 지정기부가 공식 시행됐다. 기부자가 지자체의 특정 사업을 보고 직접 기부할 수 있게 되면서, 적어도 돈이 향하는 사업의 이름과 목적은 예전보다 분명해졌다. 2025년 말까지 발굴된 지정기부사업은 총 226개로, 행정안전부는 주로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과 청소년 지원 등에 기부금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 변화는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어떤 사업에 모금하는지, 목표액이 얼마인지, 기부자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확인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사업 효과를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는다. 목표액을 채웠는지, 착수했는지, 예산이 실제 집행됐는지, 사업 완료 뒤 대상자 수나 서비스 개선처럼 측정 가능한 결과가 나왔는지는 다시 따져야 한다.

결국 지정기부는 사용계획의 식별성을 높인 장치이지, 성과평가 자체를 대신하는 장치는 아니다. 제도 소개나 홍보 문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기금운용계획과 결산, 사업 완료 뒤 실적자료가 함께 나와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검증이 가능해진다.


시민이 확인할 핵심은 5가지다


고향사랑기부제 성과를 보려면 첫째 모금액, 둘째 답례품 제공 규모, 셋째 실제 기금 적립액, 넷째 사업별 예산 집행액, 다섯째 사업 결과 지표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특히 답례품 비중이 큰 지자체는 지역업체 매출 측면의 성과가 클 수 있지만, 그만큼 기금으로 남는 규모와 주민사업의 범위는 별개일 수 있다.

또한 지자체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서도 사업계획과 집행실적, 사업효과가 한 문서에 모두 담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민 입장에서는 고향사랑기금 운용계획, 결산서, 사업 추진 보고, 답례품 운영 현황을 나눠 봐야 실제 그림이 잡힌다. 제도 홍보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금액 순위나 인기 답례품만으로는 주민사업 효과까지 판단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확인된 공식 자료만 놓고 보면, 고향사랑기부제는 접근성 확대와 모금 증가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제도의 최종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무엇을 얼마 모았는가와, 그 돈이 지역 주민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가는 다른 질문이기 때문이다.

자료: 행정안전부, 고향사랑기부제 업무안내(확인일 2026년 10월 23일); 행정안전부, 고향사랑기부제 첫 해 기부액 약 650억 원 모금, 제도 시행 첫 해 성공적으로 안착 평가(2024년 1월 10일); 행정안전부, 고향사랑의 마음,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지자체로 세 배 넘게 모였다(2025년 1월 22일); 행정안전부, 고향사랑기부제 시즌 2, 이제 내 고향의 사업에 직접 기부하세요(2024년 6월 3일); 행정안전부, 2026년 행정안전통계연보 발간(2026년 8월 26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시행 2025년 1월 1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 2026년 3월 26일)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