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수질은 좋아졌는데 물고기가 줄었다면? 수질지표와 생태지표는 같은 답을 말하지 않는다

사회

하천의 수질지표가 개선됐는데도 물고기나 다른 수생생물이 줄었다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표가 서로 무엇을 재는지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현행 제도는 화학적 수질과 생태 건강성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총인(T-P) 같은 항목으로 상대적으로 촘촘하게 측정하지만, 생태 건강성은 어류·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부착돌말류·수변식생·서식 및 수변환경을 별도로 조사해 평가한다. 같은 하천이라도 수질 수치가 나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어류가 회복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구조다.

제도 접근성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물환경정보시스템에서는 수질측정망 자료를 온라인으로 조회할 수 있고 최근 측정자료는 CSV로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공개 방식과 조사 주기는 항목마다 다르다. 자동측정 자료는 1시간 간격, 수동분석 자료는 평균 8일 간격으로 연 36회 이상 측정되는 반면, 생물측정망은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건강성 등급을 산정한다. 시민이 화면에서 함께 보게 되는 수질 수치와 어류지수는 같은 속도로 갱신되는 같은 종류의 데이터가 아니라는 뜻이다.


법과 제도는 이미 수질과 생태를 분리해 본다


현행 물환경보전법은 두 축을 따로 규정한다. 제9조의2는 측정망 설치계획의 결정과 고시를, 제9조의3은 수생태계 현황 조사와 건강성 평가를 규정한다. 다시 말해 하천 관리의 기본 틀부터 화학적 오염 상태를 파악하는 측정과, 생물상과 서식처를 포함한 생태 평가를 분리해 놓고 있다.

물환경정보시스템의 설명도 같은 방향이다. 중권역 대표지점의 목표기준 달성 여부 평가는 연간 산술평균 BOD와 총인으로 판단한다. 반면 어류생물지수는 생물측정망 조사 및 평가지침에 따른 별도 등급 체계다. 시스템 안에서 두 정보가 함께 보인다고 해도, 행정적으로는 같은 지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자료다.

이 차이는 시민이 체감하는 혼란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화면에서 보이는 수질 등급은 좋아졌는데 현장에서는 물고기가 잘 보이지 않거나 종 구성이 달라졌다면,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보기보다 비교 단위와 시점을 먼저 맞춰야 한다. 수질은 특정 시점의 오염 농도에 민감하고, 생태지표는 서식처 단절, 유량 변화, 하상 구조, 수변 훼손 같은 요소를 함께 반영하기 때문이다.


접근성은 넓어졌지만, 운영 결과를 읽는 데는 여전히 조건이 붙는다


제도 운영 규모는 작지 않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025년 국가 생물측정망 정도관리 종합토론회에서 국가 생물측정망이 전국 하천과 하구 3674지점에 설치돼 있고, 연구진이 매년 5개 항목을 현장에서 조사한다고 밝혔다. 하구는 최근 3년 조사 결과를 묶어 건강성 지도로 공개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의 방식이 곧바로 같은 수준의 이용 편의를 뜻하지는 않는다. 수질 자료는 최근값 조회와 다운로드가 비교적 쉽고, 최근측정자료 서비스는 시작 시점으로부터 5년 이내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반면 생태 자료는 현장조사와 평가를 거쳐 등급이나 지도, 자료집 형태로 제시되는 비중이 크다. 일반 이용자가 한 하천의 어류 변화와 수질 변화를 같은 화면에서 같은 시간 간격으로 대조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제도 접근성은 ‘자료가 공개돼 있느냐’와 ‘일반 시민이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느냐’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전자에는 일정 부분 진전이 있지만, 후자에서는 해석 장벽이 남아 있다. 특히 대표지점 기준의 목표수질과 생물측정망 조사구간의 건강성 결과를 그대로 1대1로 포개 읽으면 오해가 생기기 쉽다.


실제 운영 결과도 ‘수질 개선=생태 회복’으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정부가 공개한 운영 결과 역시 이런 구분을 전제로 한다. 환경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 2031개 하천 3039개 지점을 3년 주기로 종합평가한 결과, 172개 하천이 수생태계 우수 하천으로 분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평가는 어류만이 아니라 저서동물, 부착돌말류, 수변식생, 서식 및 수변환경까지 함께 본 종합 결과였다. 수질 수치 하나만으로 우수 여부를 가른 것이 아니었다.

생태복원이 필요한 하천을 다룬 환경부 자료집도 같은 메시지를 준다. 생물 훼손이 심한 구간은 수생태 조사만이 아니라 수리·수문·수질·유역환경을 함께 정밀 조사해 원인을 진단하도록 설계돼 있다. 실제 행정은 이미 ‘오염물질 농도가 낮아졌는가’와 ‘생물이 돌아왔는가’를 다른 단계의 문제로 다루고 있는 셈이다.

오염하천 개선사업도 비슷하다. 환경부는 2024년 사업 대상 하천을 설명하면서 BOD나 총인 기준의 수질 상태와 함께 악취, 주민 생활불편, 수생태계 건강 상태를 별도 개선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정책 집행 현장에서도 수질등급 상향과 생태 회복을 같은 성과로 자동 환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물고기가 줄었다’는 질문에는 세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첫째, 비교하려는 자료가 같은 지점인지 확인해야 한다. 대표지점 수질과 인근 생물조사 구간이 다르면 결과가 어긋나 보일 수 있다. 둘째, 시점을 맞춰야 한다. 수질은 연간 평균이나 최근 측정치로 보이지만 어류지수는 현장조사와 평가를 거쳐 발표되므로 즉시성에서 차이가 난다. 셋째, 하천 구조와 유량, 보·낙차공 같은 연속성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 환경부가 최근 하천 연속성 조사·평가를 별도로 추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하천 수질은 개선됐는데 물고기가 줄었다’는 문장은 제도 바깥의 역설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이미 예상하는 상황에 가깝다. 한국의 하천 생태지표 제도는 접근 창구를 넓혀 왔지만, 실제 운영 결과를 읽을 때는 수질 수치와 생태 건강성 등급을 같은 의미로 취급하지 말라는 조건이 붙는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숫자만이 아니라, 어떤 지표가 오염을 말하고 어떤 지표가 서식의 회복을 말하는지 구분해 보여 주는 설명 체계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물환경보전법 제9조의2·제9조의3(현행);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정보시스템, 물환경측정망·최근측정자료·생활환경기준(접속 확인 2026-10-23);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 2025년도 국가 생물측정망 정도관리 종합토론회(2025); 환경부, 전국 하천 2천여 개 조사, 172개 하천 수생태계 우수(2019); 환경부, 생태복원이 필요한 하천, 진단결과와 복원방향 수록한 자료집 배포(2024); 환경부, 통합·집중형 오염하천 4곳 선정, 수질 및 수생태계 개선 집중 지원(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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