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돌봄 이동시간, 노동법 판단과 장기요양 수가 기준은 다르다

사회

방문돌봄 노동자의 이동시간이 곧바로 모두 노동시간으로 인정되거나, 반대로 모두 제외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026년 10월 현재 확인되는 기준을 나눠 보면, 노동법상 판단과 장기요양보험 수가 산정 기준이 서로 다르게 작동한다. 고용노동부와 대법원 기준으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인 시간인지가 핵심이지만, 보건복지부의 장기요양 수가 체계는 방문요양 급여제공시간을 수급자 가정에 도착한 뒤 준비·서비스 제공·마무리에 든 시간으로 잡고 있다.

이 차이는 현장에서 곧바로 임금 문제로 이어진다. 노동시간 인정 여부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배치 방식, 기관의 업무지시, 이동 중 대기나 보고 의무 같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갈리는데, 장기요양보험 청구 체계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제공시간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동이라도 노동법상 임금 산정의 쟁점과 보험급여 청구의 기준이 일치하지 않는 구조다.


노동법은 ‘지휘·감독’을 본다


대법원은 근로시간을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보고, 실제 작업을 하지 않는 대기시간이라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으면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고용노동부도 출장지까지의 이동시간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그 기준을 따르고, 별도 규정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였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안내하고 있다.

이 기준을 방문돌봄에 그대로 대입하면, 한 요양보호사가 기관의 배치표에 따라 여러 수급자 집을 연속 방문하고, 이동 경로와 시간 조정, 대체근무, 보고 의무까지 기관 통제 아래 있었다면 그 이동시간을 임금 산정에서 다퉈 볼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다음 방문 전 시간이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자유롭게 맡겨졌는지, 이동 자체가 업무수행에 필수적인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방문요양보호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도 이미 대법원 판결로 확인돼 있다. 2012년 대법원은 방문요양보호사의 근무시간과 장소, 업무 내용이 기관 계약과 지시에 따라 정해지고, 변경과 휴가도 기관 보고를 거쳐야 했던 사안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즉 방문돌봄의 임금과 노동시간 문제는 단순한 민간 계약 문제가 아니라 노동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장기요양 수가는 ‘도착 후 서비스’ 중심으로 짜여 있다


다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비용 산정 기준은 다른 언어를 쓴다. 현행 고시는 가정방문급여의 급여제공시간을 요양보호사가 수급자 가정에 도착했을 때부터 준비, 서비스 제공, 마무리에 들어간 총시간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한 집에서 다음 집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급여제공시간의 정의에 직접 들어가 있지 않다.

방문요양 수가는 1회 방문당 시간대별로 정해져 있다. 2026년 10월 시행 고시 기준으로 30분 이상은 1만7450원, 60분 이상은 2만5320원, 90분 이상은 3만4120원, 120분 이상은 4만3430원이다. 수가가 방문당 서비스 시간 구간에 맞춰 설계돼 있어, 기관이 보험청구 단계에서 이동시간을 별도 시간으로 붙여 청구하는 구조는 아니다.

그렇다고 교통비 개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고시는 가정방문급여와 주야간보호 급여비용에 장기요양요원 등의 이동에 드는 교통비가 포함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일정한 원거리 수급자에 대해서는 원거리교통비용을 별도로 산정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것은 일반적인 이동시간 전체를 임금처럼 정산하는 제도가 아니라, 원거리나 섬·벽지 등 특정 조건에 해당할 때 추가 비용을 붙이는 방식이다.


지역 차이는 2026년부터 더 뚜렷해졌다


지역별 차이는 최근 제도 개편에서 더 분명해졌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11월 4일 장기요양위원회에서 2026년도 제도개선 과제로 인력수급취약지역 장기요양요원에게 월 5만원의 농어촌 지역 장기요양요원 지원금을 신설하기로 의결했다. 방문형 인력은 월 60시간 이상 근무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이후 복지부는 2026년 7월 2일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이 지원 대상 지역을 행정안전부 지정 인구감소지역과 의료취약지역이 겹치는 52개 시군구로 설명했다. 또 섬 지역 수급자에게 방문요양이나 방문간호를 제공하는 종사자에게는 원거리 교통비용을 지원하고, 섬 안에 방문요양 또는 방문간호 기관이 아예 없는 경우에는 하루 6800원을 일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어디서나 같은 방식으로 이동시간이 보상되는 제도가 아니라, 지역 접근성 문제를 별도 수당이나 교통비로 부분 보완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결국 독자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방문돌봄 이동시간은 노동법상으로는 노동시간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판단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에 달려 있다. 반면 장기요양보험 수가 체계는 기본적으로 수급자 집에 도착한 뒤의 서비스 시간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이동시간이 보험 청구상 시간으로 바로 잡히지는 않는다. 접근성과 실제 운영 결과를 함께 보면, 제도는 일부 원거리·농어촌 지역에 추가 보완장치를 만들고 있지만 전국적인 이동시간 임금 기준을 일괄 정리한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현장 점검의 쟁점도 분명하다. 기관이 보험수가를 이유로 이동시간 임금 지급을 일률적으로 제외하는지, 반대로 근로계약과 업무배치상 사용자의 통제가 명확한데도 기록이 남지 않는지, 원거리교통비나 지역수당이 실제 종사자에게 지급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방문돌봄의 노동시간 문제는 제도 소개만으로 답하기 어렵고, 노동법 판단과 장기요양 수가 기준, 지역별 보완제도의 실제 집행을 함께 확인해야만 결론에 접근할 수 있다.

자료: 고용노동부, 근로시간 제도 관련 주요 Q&A(2021.8.26); 고용노동부 모바일 고객센터, 출장근로시 이동시간 근로시간 인정여부 상담사례; 대법원 2017.12.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대법원 2012.11.15. 선고 2011도9077 판결; 보건복지부,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고시 제2026-189호, 시행 2026.10.1.); 보건복지부, 2025년 제6차 장기요양위원회(2025.11.4.); 보건복지부, 2026년 제1차 장기요양위원회 개최(202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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