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사후관리, 지자체 조례부터 갈렸다…준공 상가 17.9%는 공실

사회

도시재생 사업이 끝난 뒤 시설을 누가 운영하고 유지비를 어떻게 감당하는지는 전국 공통의 단일 해법으로 정리돼 있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자료를 확인한 결과, 사후관리는 법률상 원칙만 있는 상태에서 실제 접근성은 지자체 조례와 지침 유무에 따라 갈렸고, 사업으로 조성된 상가의 공실은 2025년 6월 말 기준 17.9%로 집계됐다. 시설 준공 자체보다 이후 운영체계와 비용 조달 구조가 성과를 가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도시재생의 사후관리는 이미 여러 지방정부가 별도 조례와 지침으로 제도화하고 있지만 도입 시점과 지원 방식은 지역마다 다르다. 둘째, 실제 운영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상가 활용에서는 공실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재생의 성패가 준공식이 아니라 사후 운영 단계에서 갈릴 수 있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법에는 원칙, 현장에는 지역별 별도 규정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현행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시행령을 보면, 도시재생사업은 지방자치단체장뿐 아니라 공공기관, 지방공사, 주민이 출자한 법인이나 조합 등 다양한 주체가 시행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 시행령에는 지역활성화사업의 사전기획비와 운영비 지원 근거도 포함돼 있다. 다만 사업이 끝난 뒤 공동이용시설을 누가 맡고, 얼마 동안 어떤 기준으로 유지·보수와 운영비를 지원할지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세부 규칙이 아니라 각 지자체의 사후관리 계획과 조례에서 구체화되는 구조에 가깝다.

이 차이는 최근 제정된 지방 조례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수원시는 도시재생사업 완료 이후 6개월 이내 사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조례에 명시했고, 대전광역시와 인천광역시도 완료지역 사후관리를 위한 별도 조례를 제정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조례는 완료지역과 완료예정지역의 운영주체를 대상으로 연 2회 이상 교육과 컨설팅을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도시재생이라도 어느 지역에서는 사업 종료 직후 계획 수립 의무가 생기고, 다른 지역에서는 컨설팅과 예산 지원이 먼저 제도화되는 식으로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얘기다.

인천시는 2026년 7월 사후관리 공통 지침을 마련하면서 이 구조를 한층 구체화했다. 인천시는 2026년 1월 기준 준공된 14개 사업지를 포함해 2025년까지 선정된 29개 도시재생사업지를 사후관리 대상으로 보고, 군·구가 공동이용시설 정비·운영 계획을 담은 사후관리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지원사업비는 마중물 사업비의 2% 이내에서 시비와 군·구비를 30대 70으로 매칭하고, 다음 연도 공모 때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가감점을 주는 환류체계도 도입했다. 사후관리가 선언이 아니라 별도 예산사업과 성과관리 체계로 옮겨가고 있는 사례다.


운영주체는 주민조합까지 열려 있지만, 실제 운영은 별도 역량이 필요


운영주체 문제도 단순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주민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관리와 생활서비스를 맡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른바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재생으로 조성된 거점시설과 생활서비스를 주민 기반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표적 방식으로 소개돼 왔다.

하지만 제도를 열어두는 것과 실제로 운영할 주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운영주체 대상 컨설팅을 조례에 넣은 것도, 인천시가 공동이용시설 운영과 주민역량 강화, 일자리 사업, 유지·보수를 한 묶음으로 지원 대상으로 묶은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읽힌다. 건물을 지은 뒤 주민조직이나 협동조합, 위탁기관이 바로 자립 운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 회계, 시설관리, 프로그램 기획, 수익모델 설계 같은 후속 지원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시민 입장에서 제도 접근성은 도시재생이라는 이름 자체보다 자기 지역에 사후관리 조례와 계획, 그리고 이를 집행할 예산 항목이 실제로 있는지에 더 크게 좌우된다. 사업지 주민이 이용하는 도서관, 공유주방, 작업장, 카페, 어울림센터가 준공 이후에도 문을 여는지는 운영주체의 역량과 지자체의 후속지원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결정된다.


성과는 아직 엇갈려…상가 공실 122호 남아


실제 결과를 보여주는 지표는 상가 공실에서 확인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6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에서 인용한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도시재생으로 조성된 상가는 2025년 6월 말 기준 116동 682호이고 이 가운데 122호가 미임대 상태였다. 미임대율은 17.9%다. 2023년에는 661호 중 130호가 공실로 19.7%, 2024년에는 678호 중 135호가 공실로 19.9%였다. 2025년 6월 수치는 전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5곳 중 1곳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2025년 6월 말 기준 미임대율은 충북 75.0%, 경북 40.0%, 인천 38.7%, 전남 38.1%, 전북 32.4%로 나타났다. 반면 대전, 대구, 세종, 제주는 같은 시점에 미임대 상가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후관리 문제가 단순히 중앙정부 제도 유무가 아니라 지역 수요, 입지, 운영전략, 후속지원 능력까지 함께 작동하는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재정 집행에서도 경고 신호가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상가조성 관련 융자 집행률은 2023년 40.5%, 2024년 59.5%였고, 2025년에는 관련 자금이 통합된 뒤 9월 말 기준 32.3%에 그쳤다. 수요 자체가 충분하지 않거나 사업성이 불확실한 곳에 시설 공급이 앞선 것 아니냐는 점검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상가 조성 시 유동인구와 발전 가능성을 바탕으로 상권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도시재생 사후관리를 둘러싼 현재의 결론은 비교적 분명하다. 제도는 확대되는 중이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운영 안정성은 여전히 지역별 편차가 크다. 준공 이후 빈 점포를 줄이고 공동이용시설을 지속 운영하려면 법률상 사업 종료와 실제 현장 성과를 구분해 봐야 한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각 지자체가 사후관리 조례를 실제 예산과 운영계획으로 연결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 공실과 휴면시설이 줄고 있는지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시행령(2026); 국회예산정책처, 2026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국토교통위원회(2026); 인천광역시, 인천시, 도시재생사업 지속가능한 자생력 확보 나선다(2026.7.6.); 국가법령정보센터, 인천광역시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지원 조례(2025.3.12.); 국가법령정보센터, 대전광역시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조례(2024.9.27.); 국가법령정보센터, 수원시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조례(2025); 국가법령정보센터, 전라북도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지원 조례(2024.3.4.); 국토교통부, 「마을관리 협동조합」,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초석을 다진다(2018.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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