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주민영향, 제도는 ‘지지’부터 묻지만 불편은 따로 남는다

사회

지역축제가 끝난 뒤 주민에게 실제로 무엇이 남는지 확인하려면, 먼저 정부와 지자체가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따로 두는지부터 봐야 한다. 2026년 10월 23일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평가 체계에는 주민을 직접 묻는 절차가 있다. 다만 이 절차는 모든 지역축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주민영향 장부라기보다, 지정 축제를 대상으로 한 지지·호응도 조사에 가깝다.

관광진흥법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역축제의 체계적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실태조사와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운영도 이 틀을 따른다. 문체부의 2026 문화관광축제 평가·지정 체계는 65개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전문가 평가, 소비자 인지도·만족도 조사, 지역주민 지지·호응도 조사를 함께 돌리는 방식이다.


주민이 답할 수 있는 제도는 있다, 다만 대상과 질문이 제한적이다


현재 공개된 평가 편람을 보면 주민조사는 축제가 열린 기초지자체에 3년 이상 거주한 주민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축제별 응답 기준도 정해져 있다. 원칙은 80명 이상이고, 확보가 어려우면 30명까지 낮출 수 있다. 질문의 중심은 주민이 축제 개최 목적에 공감하는지, 지역경제·사회문화·환경 발전에 기여한다고 보는지, 그리고 축제가 계속 열리는 데 찬성하는지다.

이 구조는 장점과 한계를 함께 갖는다. 장점은 주민 의견이 단순 민원 수준이 아니라 국가 단위 축제평가 항목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반면 한계는 분명하다. 첫째, 이 조사는 문체부가 지정해 관리하는 문화관광축제 중심이라 전국의 모든 지역축제를 포괄하지 않는다. 둘째, 질문이 축제의 지역 기여도와 지지 여부에 집중돼 있어 소음, 주차, 쓰레기, 귀가 동선 같은 생활불편을 정량 비교하는 틀로는 충분하지 않다.


운영 평가는 주차·안내·자원봉사까지 보지만, 주민 생활불편의 사후 기록은 약하다


운영 단계의 평가는 더 세부적이다. 서울시 축제 평가 종합결과보고서를 보면 관객 서비스 항목에 화장실, 주차, 기타 편의시설, 현장안내, 정보전달 체계가 포함돼 있다. 관람객 만족도 문항에도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의 친절도, 배치 적정성, 시설 안전성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런 항목이 축제 현장의 운영 품질을 점검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주민이 축제 뒤에 감당한 불편을 별도 지표로 남기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서울시 보고서에서도 현장 의견으로 간이화장실 부족, 주차공간 부족, 긴 대기시간, 높은 주차요금, 안전요원 부족 같은 불편이 확인됐다. 또 일부 축제는 스태프와 자원봉사자 교육이 당일 현장에서 구두로 간단히 진행돼 운영 역량 강화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공개된 평가 자료에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와 운영인력의 배치, 편의시설 수준, 관람객 만족도다. 반대로 주민의 생활불편은 축제 성과표 한 칸에 모여 있지 않고, 행사별 결과보고서의 서술이나 개별 민원 기록으로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주민 입장에서는 “우리 동네 축제가 얼마나 성공했는가”보다 “우리 생활에 어떤 비용을 남겼는가”를 보기가 더 어려운 구조다.


소음·교통 문제는 민원과 안전관리 영역에서 따로 다뤄진다


생활불편이 제도 밖에 완전히 놓인 것은 아니다. 다만 축제평가와는 다른 통로로 관리된다. 행정안전부의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체계는 지방정부가 축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현장점검도 벌인다. 2021년 매뉴얼을 인용한 국민권익위원회 의결문을 보면 행사장 위치를 정할 때 소음이나 불꽃 등으로 아파트, 주택단지, 병원, 어린이보육시설 등에 피해를 주는 지역인지 검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실제 주민 불편은 사후 평가표보다 민원 기록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3년 의결한 야외공연장 소음규제 요청 사건에서는 2022년 5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해당 야외공연 소음규제를 요구한 민원이 총 20건 접수됐고, 그중 6건은 인근 주민이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공연시간 제한 등 소음저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민 불편이 실제로 누적되더라도, 그것이 문화관광축제 평가의 표준 성과지표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도 축제 운영의 부정적 요소를 평가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넓히고 있다. 축제 등록과 운영 과정에서 안전, 위생, 성인지감수성, 인권, 환경오염, 바가지요금 같은 사회적 이슈가 문제되면 평가에 반영될 수 있고, 2024년부터는 먹거리 바가지요금 관련 관리평가 항목도 강화됐다. 다만 이것 역시 주민 불편의 전모를 지역별·연도별로 비교할 수 있는 공통 통계와는 다르다.

결국 현재 제도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분명하다. 지역축제의 주민영향을 묻는 공식 절차는 생겼고, 지정 축제에 대해서는 주민 지지와 지역 기여도를 조사한다. 하지만 축제 후 주민에게 남는 소음, 주차, 쓰레기, 통행 불편 같은 생활비용은 여전히 평가서 바깥의 민원·안전관리·현장 후기로 분산돼 남는다. 주민 체감과 제도 평가 사이의 간격을 줄이려면, 자원봉사 규모나 방문객 만족도만큼이나 생활불편의 발생 건수와 처리 결과를 공개 가능한 공통 지표로 묶는 후속 설계가 필요하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관광진흥법(시행 2026-05-12); 문화체육관광부, 2024 문화관광축제 평가 및 지정 편람(2024); 문화체육관광부, 2026 문화관광축제 평가 및 지정편람(2026-04-23); 서울특별시, 2022 서울시 축제 평가 종합결과보고서(2023); 국민권익위원회 제2소위원회, 민원표시 2AA-2306-0577714 야외공연장 소음규제 요청 의결문(2023-09); 행정안전부, 지역축제 안전관리 안내 자료(확인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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