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뒤덮은 포켓몬 인파…팝업 열풍, 안전관리 시험대
노동절이자 징검다리 연휴 첫날인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포켓몬 팬들과 나들이객으로 순식간에 뒤덮였다. 포켓몬스터 30주년 기념 팝업 행사와 서울숲 일대 정원박람회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골목 곳곳이 사람으로 가득 찼고, 인파 밀집을 우려한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행사는 결국 중단됐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9분쯤부터 성수동 일대에서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안전이 우려된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현장에는 경찰과 소방 인력이 투입돼 인파 흐름을 통제했고, 서울시와 관계기관도 상황 관리에 나섰다. 서울시 추산 성수 카페거리 인파는 오전 10시 2만 6천 명 수준에서 정오 무렵 4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인파가 몰린 직접적 계기는 포켓몬코리아가 진행한 30주년 기념 행사였다.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의 다섯 번째 행사인 ‘Pokémon 30th Anniversary Party’는 5월 1일부터 성수동의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N’에서 열리는 것으로 사전 안내됐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공지됐다.
여기에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한 포켓몬 정원 행사까지 겹치면서 성수동 일대 유동인구는 더 빠르게 불어났다.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Pokémon Secret Forest’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현장에서 포켓몬을 만날 수 있는 행사로 소개됐고, 포켓몬스토어 오리지널 상품도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행사 장소가 대규모 인파를 장시간 수용하기 어려운 성수동 골목 상권이라는 점이었다. 성수동은 이미 팝업스토어와 브랜드 행사, 카페, 편집숍이 밀집한 서울의 대표 ‘핫플레이스’다. 좁은 보행로와 골목, 차량 통행, 대기줄이 뒤섞이면 작은 병목만 생겨도 인파 압력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이날도 SNS에는 성수동 골목이 사람들로 빼곡하게 찬 사진과 함께 “숨 막힌다”, “위험해 보인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주최 측은 서울시 등의 요청에 따라 정오쯤 행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오랜 시간 기다린 일부 참가자들이 항의하면서 현장 실랑이도 벌어졌고, 경찰이 중재에 나섰다. 행사 중단은 불가피한 안전 조치였지만, 사전 예약제나 시간대별 입장 제한, 대기 공간 분산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논란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는 최근 팝업스토어 문화의 위험한 단면을 드러낸다. 인기 캐릭터, 한정판 굿즈, 체험 이벤트, SNS 인증 문화가 결합하면 짧은 시간에 예측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린다. 특히 포켓몬처럼 세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강력한 팬덤을 가진 콘텐츠는 단순한 매장 이벤트가 아니라 대규모 집객 행사로 봐야 한다.
그런데 현장 안전관리는 여전히 “사람이 많이 오면 그때 통제한다”는 사후 대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의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은 행사 전 위험요소 파악, 단계별 안전관리, 유형별 착안 사항 등을 다루고 있다. 이 같은 기준에 비춰보면, 유명 캐릭터 팝업처럼 인파 집중이 예상되는 행사는 시작 전부터 예상 방문객, 대기 동선, 비상 통로, 입장 제한 기준, 중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성수동은 도시 브랜드와 상권 활성화의 성공 사례로 꼽혀 왔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공간일수록 안전은 더 세밀해야 한다. 팝업스토어 하나가 지역 전체 인파 흐름을 바꿀 수 있고, 인근 행사와 겹치면 위험은 배가된다. 주최 측, 건물 운영자, 지자체, 경찰, 소방이 행사별로 따로 움직여서는 밀집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
다행히 이번에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가 없었으니 괜찮다”고 넘길 일은 아니다. 성수동 포켓몬 행사 중단 소동은 서울의 인기 상권이 이미 상시적인 인파관리 대상이 됐다는 경고다. 팝업과 축제, 박람회가 도시의 활력을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활력은 안전한 동선과 수용 인원 관리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