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수도관 교체 뒤 녹물 민원은 줄었나…공식 통계가 보여준 것과 비어 있는 것
노후 수도관 교체가 실제로 녹물 민원을 얼마나 줄였는지는 2026년 10월 현재 공개된 국가 단위 자료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정부가 매년 공표하는 상수도통계에서는 노후 상수관로 정비가 끝난 지자체의 유수율이 뚜렷하게 개선된 결과가 확인된다. 반면 시민이 체감하는 녹물·탁수 민원 감소를 같은 기준으로 전국 비교할 수 있는 공식 집계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바로 제시되지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6년 1월 공개한 2024년 상수도통계에 따르면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99.5%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고, 상수도 관로 총연장은 24만9973㎞로 1년 전보다 3847㎞ 늘었다. 같은 자료에서 2024년까지 노후 상수관로 정비사업이 준공된 48개 지자체의 평균 유수율은 2016년과 비교해 9.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새는 비율을 줄이는 성과는 공식 통계로 확인된 셈이지만, 이 수치만으로 곧바로 녹물 민원 감소까지 입증되지는 않는다.
정비사업 성과는 확인되지만, 민원 감소는 별도 추적이 필요
노후상수도 정비사업은 애초부터 누수 저감과 수질 안전을 함께 겨냥한 사업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5년 2월 지자체 설명회 자료에서 2024년까지 127개 지자체 199개 사업에 국비 2조7000억원이 지원됐다고 밝혔다. 올해 신규 사업도 관망정비 43개, 정수장정비 7개 등 모두 50개가 새로 착수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의 공식 성과지표로 가장 자주 제시되는 것은 유수율이다. 유수율은 생산한 수돗물 가운데 실제 요금 부과로 이어진 비율이어서, 관로 누수와 운영 효율 개선 정도를 보여주는 데는 유용하다. 그러나 녹물 민원은 관의 부식, 세척 주기, 수압 변화, 옥내급수관 상태, 사고 대응 속도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도 함께 받는다. 노후관 교체 실적과 녹물 민원 감소를 일대일로 연결하려면 지역별 민원 분류와 발생 시점, 교체 완료 시점이 함께 공개돼야 한다.
실제 환경부는 2020년 설명자료에서 지자체의 수돗물 민원기록 현황 점검과 관리 강화를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시에도 민원 자료의 관리와 비교 가능성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에 확인한 최근 상수도통계와 보도자료에서도 보급률, 관로 연장, 유수율, 생산원가 같은 운영 지표는 확인되지만, 녹물 민원이 사업 전후에 얼마나 줄었는지를 국가 단위에서 바로 비교할 수 있는 공표 지표는 전면에 제시되지 않았다.
시민이 바로 쓸 수 있는 제도는 늘었지만, 지역별 이용 여건은 아직 다르다
상수도 안전의 제도 접근성은 예전보다 넓어졌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관련 규정은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국민이 신청하면 지자체가 가정을 방문해 무료로 수도꼭지 수질검사를 하고 결과를 알려주는 제도로 정의한다. 환경부 카드뉴스에 따르면 1차 검사 항목은 탁도, 수소이온농도, 철, 구리, 잔류염소, 아연 등이며, 1차 검사 결과가 부적합하면 원인 파악과 개선 조치 뒤 재검사를 진행하도록 돼 있다.
다만 제도가 있다고 해서 어느 지역에서나 같은 속도와 같은 범위로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환경부는 2019년 발표에서 당시 안심확인제가 116개 지자체에서 시행 중이며 2025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제도 기반은 더 갖춰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신청 가능 여부와 재검사 범위, 옥내배관 문제에 대한 후속 조치가 지자체와 주택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녹물이 수도사업자의 관로에서 비롯된 것인지, 건물 안 급수관 문제인지에 따라서도 책임과 해결 경로가 갈린다.
현재 공개 자료로 확인되는 결론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확인 범위에서 말할 수 있는 결론은 분명하다. 첫째, 노후 수도관 정비사업은 전국적으로 계속 확대됐고, 사업이 끝난 지자체에서는 평균 유수율이 개선됐다. 둘째, 시민이 집에서 수돗물 검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셋째, 그러나 ‘노후 수도관을 바꾼 뒤 녹물 민원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가’라는 질문에는 국가 단위 공개 통계만으로 곧바로 답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민이 체감하는 상수도 안전을 점검하려면 앞으로는 정비사업 실적과 함께 녹물·탁수 민원을 같은 기준으로 분류한 지역별 연도별 자료, 관로 교체 완료 시점, 수도꼭지 검사 결과, 옥내급수관 문제를 구분한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 지금 단계의 공식 자료는 ‘정비사업이 진행됐고 운영 효율 지표는 나아졌다’는 데까지는 답하지만, ‘민원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 방식이 충분하지 않다.
자료: 기후에너지환경부, 상수도 보급률 99.5%… 국민 대부분 안정적 물복지 누린다(2026-01-21); 기후에너지환경부, 2024 상수도통계(2026-01-22); 기후에너지환경부, 노후상수도 정비사업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려드립니다… 지자체 설명회 개최(2025-02-18); 환경부, 수돗물 수질민원 대응 매뉴얼(2023.2, 2024-04-24 게시);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수도정보센터의 구축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