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SOC 성과, 시설 수는 늘었지만 ‘잘 쓰이고 있는가’는 지역별 운영 점검이 더 필요하다

사회

생활SOC 정책의 전국 단위 성과를 따져보면, 중앙정부가 먼저 제시한 답은 ‘얼마나 더 지었는가’와 ‘얼마나 더 가까워졌는가’에 가깝다. 국무조정실이 공개한 생활SOC 3개년 계획 추진성과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국비 33조원이 투입됐고, 33종 주요 시설은 2021년 말 기준 계획 대비 평균 97% 수준까지 조성됐다. 공공체육관과 공공도서관의 평균 접근시간도 2018년 각각 13분, 12분에서 2021년 9.4분으로 줄었다.

다만 시민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질문, 즉 생활SOC가 문을 연 뒤 얼마나 이용되고 있는지까지 한 번에 보여주는 전국 공통 운영 성적표는 이번 취재에서 확인한 중앙정부 공개 종합자료에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 성과자료의 중심은 예산, 시설 확충, 복합화 선정 건수, 접근성 개선, 일부 체감사례에 맞춰져 있었고, 전국 단일 가동률이나 통합 이용률은 핵심 지표로 제시되지 않았다. 생활SOC 성과를 판단할 때 공급과 접근성, 실제 운영 결과를 나눠 봐야 하는 이유다.


중앙정부가 확인한 성과는 ‘확충’과 ‘접근성 개선’


생활SOC는 도로·철도 같은 대규모 기반시설이 아니라 보육·의료·복지·교통·문화·체육시설과 공원처럼 일상생활 편익을 높이는 시설을 묶는 개념이다. 국무조정실은 생활SOC 공급을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국가 최소 기준 마련, 추진상황 관리 등을 맡아 왔다.

정부가 2019년 4월 발표한 3개년 계획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핵심 생활인프라를 국가 최소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2022년 2월 공개된 추진성과 자료에서는 공공도서관, 생활문화센터, 공공체육관, 돌봄시설, 주민건강센터 등 여러 시설의 확충 실적과 접근성 개선, 보육·돌봄 수혜 확대, 안전 인프라 정비를 대표 성과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 분야에서는 공공체육관과 공공도서관이 평균 10분 이내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됐고, 문화체육시설 이용자 만족도도 2019년 51.3%에서 2021년 56.6%로 올랐다. 돌봄 분야에서는 초등돌봄교실 2310실, 다함께돌봄센터 801개, 국공립어린이집 1956개가 늘었고, 공보육률은 6.7%포인트 상승했다. 정부가 생활SOC의 1차 성과로 내세운 것은 결국 운영수익보다 생활권 안에서의 접근성과 기본 서비스 공급 확대였다.


복합화 사업은 전국으로 퍼졌지만 지역 편차는 분명했다


생활SOC의 핵심 방식으로 추진된 것은 ‘복합화’였다. 체육관, 도서관, 돌봄센터처럼 서로 다른 시설을 한 부지나 한 건물에 묶어 짓는 방식이다. 정부는 부지 확보 부담을 낮추고, 건설·운영비를 줄이며, 주민 편의를 높이는 수단으로 복합화를 밀어 왔다.

2021년까지 누적 실적과 2022년 사업 선정을 합친 공식 자료를 보면 복합화 사업은 3년간 모두 530건이 선정됐다.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202곳, 비율로는 88.6% 지역에 적어도 한 곳 이상의 복합화 시설 조성이 추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사업 289건, 2021년 사업 149건, 2022년 사업 92건으로 갈수록 선정 건수는 줄었지만, 이는 초반 대량 선정 뒤 사업 내실화와 지속가능성 점검 비중이 커진 흐름으로 읽힌다.

지역별 편차도 확인된다. 정부가 공개한 3년 누적 현황에는 경기 76건, 서울 54건, 경북 46건, 경남 41건, 전남 40건, 강원 40건 등 다수 사업이 집중된 지역이 있는 반면 세종 4건, 대구 9건, 울산 10건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곳도 있었다. 이 수치는 단순 건수여서 인구와 면적, 기존 시설 수준을 함께 봐야 하지만, 생활SOC 성과를 전국 평균만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문제는 준공 이후다…정부도 ‘운영의 내실화’를 따로 꺼냈다


생활SOC의 성과가 시설 숫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정부 스스로도 인정해 왔다. 2021년 9월 2022년도 복합화사업 선정 때 국무조정실은 사업의 내실화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면서 운영계획의 충실성을 평가 항목에 넣었다. 접근성이 높은 어린이집·가족센터, 홍수 피해 복구 거점, 학교부지 활용 문화·체육시설 등이 우수계획으로 선정된 것도 단순 신축보다 실제 운영 가능성을 따지겠다는 뜻에 가깝다.

2022년 2월 발표된 성과평가와 향후 과제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반복됐다. 생활SOC 정책 성과평가 발표에서는 중앙 지원에서 지역 주도로, 공급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그리고 지속가능한 운영기반 확충 쪽으로 정책의 무게를 옮겨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같은 자료에 실린 2021년 설문에서도 지자체 응답자들은 정책효과 자체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인구감소와 재정문제 때문에 운영의 지속가능성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는 생활SOC가 ‘짓는 단계’와 ‘돌리는 단계’가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설은 국비와 지방비로 비교적 단기간에 늘릴 수 있지만, 개관 뒤 프로그램 기획, 인력 확보, 위탁운영, 예약 시스템, 이용시간 조정, 유지보수 같은 일상 운영은 지자체 역량과 지역 수요에 크게 좌우된다. 생활SOC 성과를 두고 “많이 지었다”와 “잘 운영된다”를 같은 문장으로 묶기 어려운 이유다.


결론은 ‘성과 있음’과 ‘운영 검증 필요’가 함께 맞다


생활SOC의 제도 성과를 묻는다면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는 예산을 늘리고, 복합화 사업을 전국 다수 지자체로 확산시켰으며, 도서관·체육관 같은 생활 인프라의 평균 접근거리를 줄였다. 최소한 생활권 안에서 공공시설을 더 가깝게 공급하겠다는 정책 목표는 일정 부분 숫자로 확인된다.

그러나 실제 운영 결과까지 포함한 최종 성적표는 아직 더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한 중앙정부 공개 종합자료만으로는 전국 공통의 이용률이나 가동률을 일괄 비교하기 어렵고, 성과 판단은 결국 시설별·지역별 운영 자료를 추가로 들여다봐야 한다. 생활SOC가 지역 소멸과 기후위기 대응, 돌봄 접근성, 저탄소 공공건축 같은 과제와 연결될수록 앞으로의 검증 기준도 준공 실적이 아니라 이용자 수, 운영시간, 프로그램 지속성, 접근 취약계층의 실제 이용 여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자료: 국무조정실, 생활SOC 소개(최종 확인 2026-10-23); 국무조정실, 생활SOC 3개년 계획 및 추진성과(2022-02-2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3년간 33조 투자해 생활SOC 확충…균형발전·일자리 창출도(2022-02-2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생활 SOC 정책 큐레이션(최종 확인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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