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acter.AI는 파산하고 직원 66명은 디즈니로…AI 기술은 가져가지만 이용자 피해 책임은 누가 지는가

오피니언

디즈니, 기술 라이선스에 2,000만 달러 제안하고 핵심 인력 대거 확보…AI 기업의 자산은 이전되지만 소송과 피해 구제는 파산절차에 남는 구조

미국 인공지능 챗봇 기업 Character.AI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직원 86명 가운데 66명은 디즈니의 채용 제안을 받아들였다. 디즈니는 이 회사의 일부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2,0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거래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Character.AI가 미성년자 이용자 보호 문제로 직면한 소송과 규제조사는 기존 법인의 파산절차에서 다뤄지고 있다.

기업이 파산하고 인력과 기술이 다른 기업으로 이동하는 일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번 거래에는 인공지능 산업의 특수한 문제가 담겨 있다. 기술과 인력이 축적한 경험의 상당 부분이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에서 형성됐다는 점이다. 특히 미성년자와의 대화에서 드러난 위험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안전기술도 해당 기업의 운영 경험에 포함된다.

기술적 성과는 새로운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구제할 책임은 별도의 법적 절차에 남을 수 있다. 이것이 이번 거래에서 주목해야 할 문제다. 불법 여부를 단정하기에 앞서 인공지능 산업에서 가치와 책임이 어떻게 분리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직원 86명 중 66명이 디즈니로…파산기업의 핵심 역량은 이동한다


Character.AI는 2026년 10월 12일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에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는 법원의 감독 아래 자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파산 신청의 배경에는 높은 운영비용과 법적 분쟁, 규제 대응 부담 등이 있었다.

회사의 자산 매각 계획에서 디즈니는 선도입찰자 역할을 맡았다. Character.AI가 발표한 계약에 따르면 디즈니는 일부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비독점적 영구 라이선스 확보를 조건으로 2,000만 달러를 제안했다. 다만 이는 경쟁 입찰이 가능한 거래로, 10월 21일 현재 자산 이전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인력 이동 규모는 더욱 눈길을 끈다. 법원 제출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정규직 직원 86명 가운데 66명이 디즈니의 채용 제안을 수락했다. 전체 인력의 약 76.7%에 해당한다. 디즈니가 이들에게 지급할 연간 보상액은 약 6,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이 수치는 디즈니가 무엇을 중요하게 평가하는지 보여준다. 인공지능 기업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 코드나 학습모델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축적한 직원들의 경험, 사용자 행동에 대한 이해, 문제 해결 역량 역시 중요한 자산이다.

기업은 파산절차에 들어갔지만 그 안에서 형성된 기술적 역량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은 새로운 직장에서 이전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정당한 노동 이동이며, 혁신산업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기술 확산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새로운 기업이 이전받는 역량의 가치에는 과거 이용자들이 제공한 경험이 얼마나 반영돼 있는가.


이용자는 대화를 나눴고 기업은 기술을 배웠다…누가 그 경험의 가치를 소유하는가


Character.AI는 이용자가 다양한 인공지능 캐릭터를 만들고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일반적인 정보 검색이나 업무용 챗봇과 달리 캐릭터와의 관계 형성, 역할극, 지속적인 대화가 주요 이용 경험을 구성한다.

이러한 서비스에서 이용자의 행동은 단순한 접속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떤 캐릭터와 오래 대화하는지, 어떤 표현에 반응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대화를 중단하는지에 관한 정보는 서비스 운영과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 위험한 대화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발견하고 대응하는 과정 역시 안전 시스템 개선에 필요한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개별 이용자의 대화가 어떤 방식으로 모델 학습이나 기술 개발에 활용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용자의 모든 대화가 학습에 사용됐다고 단정하거나, 그 데이터가 디즈니로 이전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알려진 디즈니의 거래 대상에도 Character.AI의 전체 서비스와 이용자 대화 데이터가 그대로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본 데이터의 이전 여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인공지능 서비스의 개발 과정에는 문서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직원들이 경험으로 습득한 지식이 존재한다. 사용자 반응을 이해하고 위험한 상황을 구분하며 서비스를 개선하는 능력은 실제 운영을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지식은 코드나 데이터베이스와 달리 사람에게 체화될 수 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는 이용자 참여를 통해 형성된 가치가 기업의 기술자산과 인적자본으로 축적되는 과정이다. 이용자는 서비스의 편익을 얻고 기업은 이용 경험을 통해 제품을 개선한다. 정상적인 서비스 관계라면 양측이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용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서비스 운영에서 발생한 경험적 가치는 다른 기업으로 이전될 수 있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이용자는 기존 법인을 상대로 구제를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공지능 산업의 새로운 분배 문제가 나타난다. 이용자가 형성하는 가치에 관한 논의는 이미 존재하지만, 그 가치가 기업의 파산과 인력 이동 과정에서 어떻게 이전되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안전사고로 축적한 기술도 자산이 된다…그렇다면 피해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안전기술의 가치다. Character.AI는 미성년자가 챗봇과 나눈 대화가 심각한 피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소송과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피해를 주장하는 가족들은 챗봇의 응답과 서비스 설계, 이용자 보호조치의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소송에서 제기된 주장과 법원이 인정한 책임은 구분해야 한다. 개별 사건의 인과관계와 법적 책임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쟁이 기업의 사업 운영과 안전관리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AI 안전기술은 실험실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제 서비스에서 발견된 위험, 반복된 오류, 이용자의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분석하면서 개선된다. 위험을 탐지하는 분류 시스템과 대화 제한장치, 긴급상황 대응 절차는 이러한 운영 경험과 결합해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안전기술의 경제적 가치와 안전 실패의 사회적 비용이 반드시 같은 주체에게 귀속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이 사고를 겪으면서 안전 시스템을 개선하고, 이후 해당 기술을 다른 기업이 활용한다면 개선된 기술 자체는 사회적으로 유익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충분한 구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의 가치만 이전된다면 그 거래는 다른 평가를 받게 된다.

이를 안전사고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산업은 실패와 사고를 분석해 안전 수준을 높인다. 중요한 것은 개선된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이전되는 과정에서 과거 피해에 대한 책임과 구제 가능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AI 산업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모델과 서비스가 빠르게 교체되고 인력이 기업 간 이동하면서 운영 경험의 이전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기술의 생애주기는 짧아지지만 피해 구제에 필요한 법적 절차는 그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


1년 전에는 위험성을 경고했던 디즈니…이번에는 기술과 인력을 확보한다


이번 거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두 기업의 과거 관계에 있다.

디즈니는 2025년 9월 Character.AI에 자사 캐릭터의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 당시 디즈니는 저작권과 상표권 침해뿐 아니라 자사 캐릭터를 모방한 챗봇이 아동에게 유해한 대화를 제공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Character.AI는 이후 다수의 디즈니 관련 캐릭터를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디즈니는 같은 기업의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당 플랫폼의 위험성을 문제 삼았지만 이제는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형성된 기술적 역량을 사업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가 반드시 모순인 것은 아니다. 특정 서비스의 운영방식에 반대하면서도 그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전문인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가 있는 서비스를 개선할 능력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합리적인 경영 판단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문제와 서비스 이용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문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디즈니는 자사 캐릭터가 허가 없이 활용되는 문제에 대해 명확한 권리자로서 삭제를 요구할 수 있었다. 반면 챗봇 이용자가 주장하는 피해는 인과관계와 과실, 손해의 범위를 판단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기업이 파산하면 피해 구제는 채권 신고와 배상재원, 법원의 결정 등 추가적인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지식재산권과 인격적 피해는 법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첨단기술 기업의 권리 보호장치와 이용자 피해 구제장치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는 비교할 만한 정책 문제다.

이번 사건은 기업이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지뿐 아니라, 피해를 주장하는 이용자가 자신의 권리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은 파산절차 밖으로 이동하고 소송은 남는다…AI 기업 인수의 새로운 구조


Character.AI와 디즈니의 거래는 이른바 인재 인수형 거래인 ‘애크하이어(acqui-hire)’와 연결해 분석할 수 있다. 기업 자체의 사업 운영보다 핵심 인력과 기술 역량 확보에 무게를 두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인력 채용과 일부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확보가 파산절차와 결합돼 있다. 디즈니는 Character.AI의 모든 사업을 직접 인수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기술과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디즈니가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산 이전과 책임승계의 범위는 계약 내용, 파산법원의 결정, 관련 법률과 개별 소송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거래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와 거래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업의 파산에서는 일반적인 사업 청산과 구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서비스에 축적된 민감한 대화정보를 어떻게 보관하거나 삭제할 것인지, 미성년자 보호조치를 누가 유지할 것인지, 진행 중인 피해 구제 절차에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Character.AI의 파산절차에 미국 여러 주의 법무장관들이 관심을 표명한 배경에도 이용자 보호와 개인정보 처리 문제가 있다. 파산기업의 자산을 경제적으로 처분하는 문제와 디지털 서비스에 남아 있는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문제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책적 검토 과제가 도출된다. AI 기업의 핵심 기술이나 인력이 이동할 때 과거 서비스의 위험과 피해에 관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야 하는가. 기업이 보유한 민감한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하고, 피해 구제 절차의 실효성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해답이 반드시 인수기업에 기존 법인의 모든 책임을 승계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접근은 정당한 인력 이동과 기업 구조조정까지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 대신 자산 거래의 투명성, 데이터 처리의 적법성, 피해 구제 재원의 확보, 책임승계 범위의 명확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 기업이 실패해도 기술은 살아남는다…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Character.AI의 파산은 AI 산업에서 기업의 생존과 기술의 생존이 서로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업은 사업모델의 한계와 법적 부담으로 운영을 중단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은 새로운 기업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이유는 없다. 실패한 기업의 인력과 기술이 다른 곳에서 활용되는 것은 산업의 발전과 자원 재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파산절차 역시 기업의 남은 가치를 보존하고 채권자와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조정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산업에서 기술적 가치의 형성 과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 서비스는 이용자의 참여와 행동을 통해 개선된다. 개발자들은 실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제품의 한계와 위험을 이해한다. 서비스가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위험이 현실화됐을 때 발생하는 비용도 그 가치 형성 과정과 분리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모든 기술 인수기업에 무제한의 책임을 부담시키자는 주장이 아니다. 기술의 정당한 이전을 보장하면서도 기존 이용자의 권리가 기업 구조조정 때문에 사실상 소멸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Character.AI 사건의 최종적인 평가는 앞으로 진행될 자산 매각과 파산법원의 판단, 소송 및 규제절차의 처리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재 단계에서 디즈니가 위법한 거래를 했거나 이용자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고 확정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적법한 거래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기술은 이전되고 직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얻으며 인공지능 산업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과거 서비스가 남긴 피해를 누가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는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업이 파산하더라도 그 기업이 학습하고 축적한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경제적 가치가 새로운 주체에게 이동할 수 있다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용자의 권리도 그 과정에서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

기술의 성공은 다음 기업이 이어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실패의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그만큼 정교해져야 한다.

Character.AI의 파산이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디즈니가 얼마나 유리한 거래를 했느냐가 아니다.

인공지능 기업이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낸 가치는 자유롭게 이전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의 구제는 기존 법인의 파산재산에만 의존하도록 하는 구조가 과연 지속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자료: Character Technologies, Chapter 11 개시 및 자산 매각 관련 공식 발표(2026);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 Character Technologies 파산 사건 관련 제출 자료(2026); TechCrunch, Character.AI 파산 및 디즈니 인력 채용 보도(2026); WIRED, Character.AI 파산과 디즈니 거래 구조 분석(2026); The Verge, 미국 주 법무장관들의 파산절차 참여 및 이용자 데이터 보호 문제 보도(2026); Axios, 디즈니의 Character.AI 캐릭터 사용 중단 요구 보도(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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