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대중교통, 버스가 줄면 비용도 바로 늘까…제도와 실제 운영은 지역마다 달랐다

사회

농촌에서 버스 한 대가 사라졌을 때 주민 부담이 곧바로 같은 폭으로 늘어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026년 10월 현재 농촌 대중교통은 농어촌버스만으로 운영되지 않고, 수요응답형 교통수단과 행복택시·100원택시 같은 대체수단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다만 어떤 마을이 이 제도에 들어가는지, 얼마를 내는지, 병원이나 읍내 시장까지 갈 수 있는지는 지자체별 조건이 달라 실제 체감 비용과 접근성도 크게 갈린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4년 대중교통현황조사 기준으로 보면 전국 농어촌버스는 업체 105개, 노선 5185개, 차량 2190대, 운전자 4210명 규모다. 절대 숫자만 보면 여전히 전국망의 한 축이지만, 농촌의 이동 문제는 노선 수 자체보다 저수요 지역에서 정해진 시간표 버스가 생활서비스 수요를 감당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토교통부도 2026년 업무계획에서 수요 부족으로 노선버스 운행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에는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를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도는 확대됐지만, 핵심은 ‘버스가 있느냐’보다 ‘병원·시장에 닿느냐’


한국교통연구원이 2026년 9월 발표한 분석은 농촌 대중교통의 문제를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도 지역과 읍·면 지역에서는 승용차와 대중교통의 접근시간 차이가 특히 컸고, 종합병원은 대중교통 이용 시 승용차보다 최대 약 45분 더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서비스 접근이 취약한 음영지역의 경우 500m 격자당 하루 대중교통 운행 횟수는 약 9회로, 비음영지역의 약 180회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수치는 농촌 대중교통의 성과를 단순히 요금으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버스요금이 낮아도 배차가 드물어 진료 시간이나 장날에 맞추기 어렵다면 실제 이동비용은 대기시간과 추가 이동, 동행 비용까지 포함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노선버스가 줄어도 예약형 교통수단이 제때 연결되면 현금 지출은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


같은 농촌이어도 이용 조건은 제각각


실제 운영 규정은 지역마다 다르다. 함평군 조례는 행복택시 이용자가 해당 마을에서 가까운 읍·면 소재지까지 갈 때 100원을 내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 구미시 조례는 2인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하고 1인당 1000원을 기본요금으로 부담하게 한다. 보령시는 버스 승강장에서 마을 공동이용시설까지 1km 안팎 떨어진 마을을 공공형 교통수단 운행 지역으로 규정했다.

이 차이는 주민이 실제로 느끼는 부담을 바꾼다. 같은 버스 감축이라도 어떤 마을은 저렴한 대체수단을 곧바로 이용할 수 있지만, 어떤 마을은 정류장과의 거리 기준이나 이용 인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도 밖에 남을 수 있다. 또 지원 구간이 인근 읍·면 소재지까지로 제한되면 장보기에는 도움이 돼도 종합병원이나 상급 의료기관 이용에는 다시 환승이나 추가 교통비가 붙을 수 있다.


정책 평가는 ‘도입 여부’보다 적용 범위와 연결성으로 봐야


그래서 농촌 대중교통을 평가할 때는 사업 시행, 계획 발표, 실제 운행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수요응답형 교통이나 행복택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동권이 보장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대상 마을 선정 기준, 운행 시간, 예약 방식, 읍내 거점과 병원·시장·터미널 사이의 연계까지 확인해야 주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현재 공개 자료를 종합하면 농촌 대중교통은 ‘버스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줄어든 고정노선을 어떤 대체수단이 얼마나 촘촘하게 메우고 있느냐의 문제에 더 가까워졌다. 주민 입장에서 중요한 질문도 같다. 버스가 남아 있는지보다, 병원 예약 시간에 맞춰 탈 수 있는지, 장을 보고 돌아올 차편이 있는지, 그 과정에서 본인 부담이 100원인지 1000원인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큰지다. 농촌 대중교통의 제도 접근성은 넓어졌지만, 실제 운영 결과는 여전히 지역별 조건에 따라 크게 갈리고 있다.

자료: 국토교통부, 2024년 대중교통현황조사; 국토교통부, 2026년 국토교통부 업무계획(2025.12.31. 공개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2026.9.15. 시행); 한국교통연구원, 생활서비스권 중심의 이동성 개선방안 연구 보도자료(2026.9.10.); 함평군 행복택시 운행 및 이용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 구미시 행복택시 운행 및 이용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 보령시 대중교통 취약지역 공공형 교통수단 운영 및 지원 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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