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늘었지만 의료급여엔 가족기준 남아…사각지대는 급여별로 다르다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볼 때 먼저 구분해야 할 점은 제도 문턱이 급여별로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으로 확인한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르면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없지만, 의료급여는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한다. 생계급여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전면 폐지된 것은 아니어서, 수급권자와 따로 사는 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의 연소득이 1억3000만원을 넘거나 일반재산이 12억원을 넘으면 수급자 선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관계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에서 탈락한다’는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가족관계 자체가 모든 급여의 공통 탈락 사유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급여와 일부 생계급여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동한다. 사각지대를 따질 때도 기초생활보장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볼 것이 아니라, 어느 급여에서 누구에게 문턱이 남아 있는지 나눠서 봐야 한다.
최신 통계로 보면 수급자는 늘었다
공식 통계상 수급자 수는 최근 몇 년 계속 증가했다. e-나라지표에 올라온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20년 213만명에서 2021년 236만명, 2022년 245만명, 2023년 255만명, 2024년 267만명, 2025년 284만명으로 늘었다. 수급가구 수도 2020년 145만9000가구에서 2025년 201만3000가구로 증가했다.
다만 이 증가만으로 빈곤이 그만큼 악화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같은 지표에서 보건복지부는 수급자 수 증가가 선정기준 완화와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른 확대 효과를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24년에는 생계급여 선정기준이 기준 중위소득 30%에서 32%로 올라갔고, 2025년에는 자동차 재산 환산 기준과 부양의무자 예외 기준, 노인 근로소득 공제 등이 완화됐다. 수급자 증가를 해석할 때 정책 완화 효과와 빈곤 심화 가능성을 분리해 봐야 하는 이유다.
지역 차이도 확인되지만, 아직 2026년 실적 비교는 이르다
지역별 차이도 뚜렷하다. KOSIS e-지방지표가 정리한 2024년 자료를 보면 수도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110만9000명으로 전국의 42.3%를 차지했다. 시도별로는 경기 49만2000명, 서울 43만7000명, 인천 18만명 순이었고, 전년 대비 증가율은 경기 6.7%, 인천 5.3%, 서울 3.8%였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 어느 지역의 접근성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결론내리기는 어렵다. 인구 규모와 고령화, 1인 가구 비중, 지역의 주거비와 자산 구조, 기존 수급자 분포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2026년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 가능한 전국 연간 수급자 통계는 2025년까지, 이 기사에서 확인한 지역 비교 자료는 2024년까지다. 2026년 최신 제도는 확인할 수 있지만, 2026년의 연간 운영 성과를 지금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실제 문턱은 소득만이 아니라 재산과 조사 절차에도 있다
제도 접근성은 단순히 월소득으로만 갈리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소득인정액을 실제소득을 반영한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쳐 산정한다. 집이나 자동차 같은 재산이 있으면 현금 소득이 많지 않아도 소득인정액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신청 절차도 간단한 서류 접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한 뒤 보장가구와 부양의무자 범위를 확정하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한 공적자료 확인과 금융재산 조회, 필요한 경우 생활실태와 추가 소득조사를 거쳐 급여 여부가 결정된다. 수급자로 선정된 뒤에도 공적자료 변동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급여 변경이나 중지가 이뤄질 수 있고,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결국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는 ‘제도가 있느냐 없느냐’보다 ‘어떤 급여에 어떤 조건이 붙어 있느냐’에서 생긴다. 최근 수급자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급여에 남아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 소득인정액에 반영되는 재산 기준, 정기 확인조사 같은 운영 조건까지 함께 봐야 실제 접근성을 판단할 수 있다. 2026년 현재 확인 가능한 사실만 놓고 보면, 사각지대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모든 급여에서 과거와 같은 가족기준이 유지된다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자료: 보건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현황(e-나라지표, 2026년 10월 15일 갱신); 보건복지부, 수급자선정기준(2026년 10월 기준); 보건복지부, 보장절차(2026년 10월 기준); 보건복지부, 2026년도 기준 중위소득 6.51% 역대 최대로 인상(2025년 7월 3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수도권지표 2025: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2026년 1월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