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순환경제 여론조사, 분리배출은 인식·실천 격차 작고 재생품 구매·수리는 크게 벌어졌다
일본 내각부가 2026년 10월 16일 공개한 ‘순환경제(서큘러 이코노미)에 관한 여론조사’는 국민이 무엇을 중요하다고 보는지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같은 조사 안에서 나눠 물었다. 공개된 조사 개요와 결과를 보면, 분리배출처럼 제도가 생활 속에 자리 잡은 항목은 인식과 행동의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수리·중고 활용·재생원료 제품 구매처럼 추가 비용이나 품질 판단이 필요한 항목은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일본 내각부가 전국 18세 이상 일본 국적자 3000명을 대상으로 우편 방식으로 실시했다. 조사기간은 2026년 8월 20일부터 9월 27일까지였고, 회수는 1474명, 회수율은 49.1%였다. 다만 10월 16일 공개본은 속보치로, 9월 16일까지 도착한 조사표를 바탕으로 집계했다.
같은 조사 안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와 ‘실제로 하고 있는가’를 분리
내각부와 환경성의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크게 순환경제 인지도, 쓰레기 문제, 순환형 사회 형성, 그린구매 인식, 3R 추진을 묻는 구조로 짜였다. 이 가운데 인식에 해당하는 문항은 쓰레기 문제가 중요한지, 어떤 행동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순환형 사회로의 이행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환경친화적 제품 선택을 어느 정도 의식하는지 등을 묻는 항목들이다.
행동에 해당하는 문항은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을 실제로 하고 있는지, 같은 행동 목록 가운데 일상적으로 무엇을 실천하는지, 최근 1년 동안 렌털·구독·공유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소형 전자기기나 자원 회수에 실제로 협조하고 있는지 등을 묻는 방식으로 제시됐다. 즉 정책 일반에 대한 찬반만 조사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 실천 여부를 별도 항목으로 떼어 비교할 수 있게 한 조사라는 점이 핵심이다.
분리배출·장바구니형 행동은 격차 작고, 수리·중고·재생품 구매는 격차 커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 응답자들은 쓰레기 문제의 중요성에는 매우 높은 공감대를 보였다. 쓰레기 문제를 중요하다고 본 응답은 97.4%였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배려나 재활용을 실제로 하고 있다는 응답도 85.4%였다. 다만 세부 행동으로 들어가면 인식과 실천의 온도차가 뚜렷하게 갈렸다.
차이가 거의 없는 항목은 이미 생활 규칙이나 유통 관행으로 정착한 행동이었다.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해 정해진 장소에 배출한다’는 항목은 중요하다는 응답이 93.4%, 실제 하고 있다는 응답이 92.2%였다. ‘비닐봉지를 받지 않거나 간이포장을 요구한다’는 73.9% 대 75.0%, ‘리필 제품을 사용한다’는 76.6% 대 74.8%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었다. 음식물을 버리지 않으려 한다는 항목도 중요 79.4%, 실천 72.0%로 비교적 격차가 작았다.
반면 비용이나 번거로움, 품질 판단이 개입되는 항목에서는 간극이 커졌다. ‘고장 난 물건은 수리해 오래 사용한다’는 중요 42.4%, 실천 33.6%였다. ‘쓰지 않게 된 제품을 리사이클숍이나 플리마켓, 경매 등으로 판매한다’는 33.2% 대 21.3%, ‘렌털·리스 제품을 사용한다’는 32.2% 대 21.2%, ‘일회용 제품을 사지 않는다’는 27.4% 대 19.6%였다. ‘재생원료로 만든 리사이클 제품을 구입한다’도 중요 29.8%에 비해 실제 실천은 18.5%에 그쳤고, ‘중고품을 리사이클숍 등에서 활용한다’는 37.3%와 23.5%로 벌어졌다.
이 결과는 일본 조사에서 인식과 행동이 단순히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분리배출처럼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진 영역은 ‘좋다고 생각한다’는 수준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연결됐지만, 재생품 구매나 수리, 중고 활용처럼 개인이 비용·품질·편의성을 직접 판단해야 하는 영역은 실천 전환이 더딘 모습이 확인됐다.
그린구매와 재생품 가격 인식은 행동 장벽으로 읽혀
조사에는 왜 이런 격차가 생기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항목도 들어 있다. 재생원료를 쓴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비쌀 경우 어느 정도까지 구매할 수 있는지 묻자 ‘비싸지면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39.2%로 가장 많았다. 그린구매를 평소 의식한다는 응답은 42.9%였지만, 의식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6.3%로 더 많았다.
재생원료 사용 제품에 대해서는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도 있었지만, 품질이 불안하다는 응답도 24.4% 나왔다. 정비·검사 후 재판매하는 리퍼비시 제품이나 리유스 제품을 사려는 이유로는 ‘가격이 싸서’가 61.5%로, ‘환경에 좋아서’ 17.3%를 크게 웃돌았다. 환경적 공감만으로는 소비 행동이 충분히 움직이지 않고, 가격 조건이 여전히 큰 변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만으로 일본 국민의 순환경제 인식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공개된 문항 구조를 보면, 일본 정부 조사에서 인식과 실제 행동을 함께 다뤘는지는 분명히 확인된다. 그리고 두 영역의 차이는 모든 항목에서 동일하지 않았다. 분리배출과 장바구니형 실천은 격차가 작았고, 수리·중고·재생품 구매처럼 시장 조건과 소비자 선택이 더 크게 작동하는 영역에서는 격차가 상대적으로 컸다.
자료: 내閣府大臣官房政府広報室, 循環経済(サーキュラーエコノミー)に関する世論調査(令和8年8月調査)(2026-10-16); 環境省, 「循環経済(サーキュラーエコノミー)に関する世論調査」について(2026-10-16); 日本時事新聞, 「循環経済」の意味を知る人13.4%、6割は聞いたこともなし 再生材製品が高いなら「買わない」39.2%(2026-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