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거인인 척 아동 보호 신청…캔자스 허위 후원 사건 2명 유죄 인정
미 법무부, 보호자 없는 아동 인계 절차에서 허위 동거 정보를 낸 사건의 유죄 인정 발표
무리요는 허위진술, 퍼도모는 공모와 허위진술 인정…선고는 2027년 1월 6일 예정
미국 캔자스에서 보호자 없는 미성년 이민 아동을 넘겨받기 위해 허위 동거 정보를 제출한 사건의 피고인 2명이 유죄를 인정했다. 미국 법무부는 2026년 9월 30일 로물로 에르난데스 무리요(46)와 리사 마리 로페스 퍼도모(49)가 보건복지부 산하 난민재정착국(ORR)의 후원 신청 절차에서 거짓 진술을 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핵심은 아동 인계 심사 과정에 제출된 ‘함께 산다’는 정보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연방기관의 판단을 좌우하는 공식 진술이었다는 점이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무리요는 허위·가공·사기적 진술 1건을, 퍼도모는 이에 더해 미국에 대한 범죄 공모와 허위·가공·사기적 진술을 각각 인정했다. 두 사람의 선고기일은 2027년 1월 6일로 잡혔다.
허위 동거 정보가 왜 형사 범죄가 됐나
ORR은 미국에 보호자 없이 들어온 아동을 임시 보호한 뒤, 적격한 후원자에게 인계하는 절차를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신청인은 거주지와 가족·가구 구성, 아동을 실제로 돌볼 환경 등을 사실대로 제출해야 한다. 법무부 발표를 보면 이번 사건의 문제는 후원 자격을 유리하게 보이도록 주소와 동거 관계를 꾸며냈다는 데 있었다.
미 법무부는 무리요가 퍼도모에게 돈을 주고 후원 신청을 돕게 했으며, 신청서에는 무리요가 퍼도모의 집 주소에서 함께 산다는 취지의 거짓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신청서에는 무리요가 그 집 앞에 서 있는 사진도 포함됐다. 퍼도모는 신청서를 작성·제출한 뒤 보건복지부 직원과 통화하면서 무리요와 함께 사는 가구 구성원인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수사기관이 문제 삼은 것은 ‘실제 관계를 숨긴 채 아동 인계를 받으려 한 시도’이지, 문서 작성 과정의 단순 착오가 아니었다. 법무부는 이 허위 정보가 연방정부의 아동 보호 심사를 속이기 위한 의도적 기만에 해당한다고 봤고, 그 결과 허위진술과 공모 혐의가 적용됐다.
두 피고인의 역할은 어떻게 갈렸나
두 사람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됐지만, 인정한 범죄 내용은 같지 않다. 무리요는 후원 신청의 직접 당사자로서 거짓 진술을 한 책임을 인정했다. 반면 퍼도모는 허위 신청을 함께 진행한 역할 때문에 공모 혐의와 허위진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 차이는 사건의 구조를 보여준다. 무리요가 아동 인계를 받으려는 신청 주체였다면, 퍼도모는 자신의 주소와 대외 설명을 제공해 허위 사정을 뒷받침한 조력자로 적시된 셈이다. 법무부가 두 사람의 역할을 구분해 발표한 것도 단순한 공동 피고인 사건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꾸미고 어떤 방식으로 심사기관을 속였는지를 나눠 보겠다는 뜻에 가깝다.
미 법무부는 두 사람 모두 각 혐의별로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형량은 연방지방법원이 양형기준과 법정 요소를 검토해 정한다. 현재 단계는 유죄 인정 이후 선고를 기다리는 재판 절차다.
수사기관이 밝힌 사건 경위와 절차상 의미
법무부가 2026년 1월 공소사실을 공개했을 때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신청 당시 대상 아동은 온두라스 출신 17세였다. 검찰은 당시 두 사람이 아동을 무리요와 함께 살게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유죄 인정 발표에서 아동의 신원이나 현재 소재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인계가 이뤄졌는지 여부도 공개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점은 기사 해석에서 중요하다.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를 둘러싼 중대한 사안이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유죄 인정의 범위는 ORR 후원 신청 과정에서의 허위 진술과 공모다. 이를 곧바로 납치나 인신매매 유죄 사건으로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 형사사건 보도에서 혐의와 확정된 범위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사는 보건복지부 감찰실과 국토안보수사국이 맡았고, 캔자스 노동당국 특수수사부서, 국세청 범죄수사, 노동부 산하 기관 등이 지원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아동 보호 프로그램의 신뢰성과 이민 절차의 무결성을 함께 다루는 사안으로 설명했다.
남아 있는 쟁점은 선고와 공개 범위
현시점에서 확인되는 최신 절차는 2027년 1월 6일 선고 예정이다. 법원이 어떤 형량을 정할지, 양형 과정에서 허위 신청의 구체적 동기와 실행 정도가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신청이 언제 처음 접수됐는지, 심사 어느 단계에서 허위가 드러났는지도 법무부 발표문에는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아동 인계 심사에서 주소와 동거 여부 같은 생활정보가 형식적 기재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방기관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아동이 누구와 어떤 환경에서 지내게 될지 판단한다. 그래서 동거 사실을 꾸며내고 제3자가 실제 가구원인 것처럼 나선 행위는, 단순 편의 제공이 아니라 연방 절차를 속인 허위진술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유죄 인정의 직접적인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