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원 복지기금 880만 달러 넘게 횡령한 CEO, 유죄 인정
메릴랜드 연방법원서 9월 29일 유죄 인정… 직원 보험료·401(k) 납입금 처리업체 대표 사건
고객사가 맡긴 돈을 마스터 신탁계정에 모은 뒤 무단 인출·과다 수수료 청구
법정형 상한은 5년이지만 실제 형량은 아직 미정… 노동부 산하 EBSA가 수사
연방 계약업체 직원들의 보험료와 퇴직연금 납입금을 처리하던 미국 기업 대표가 직원 복지기금 880만 달러 이상을 빼돌린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법무부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제임스 빈센트 캠벨(49)이 2026년 9월 29일 메릴랜드 연방법원에서 직원퇴직소득보장법, 이른바 ERISA상 복지계획 자금 절도 1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핵심은 직원이 급여에서 떼어 낸 보험료와 401(k) 납입금이 최종 수취처로 가기 전 어떤 구조에서 새어나갔느냐다. 법무부가 공개한 법원 문건 요지에 따르면, 캠벨이 이끈 Axim Fringe Solutions Group은 연방 계약업체 직원들의 복지비용을 대신 처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고객사들이 보낸 돈은 건강보험사와 퇴직계좌로 전달돼야 했지만, 그 전에 회사가 관리하는 계정에 모였고 그 과정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유죄 인정까지 확인된 최근 절차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캠벨은 메릴랜드 연방법원에 제출된 정보문, 즉 정식 기소 대체 문서에 적시된 단일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사건은 형이 확정된 단계가 아니라 유죄 인정 이후 선고를 기다리는 단계다. 선고는 리디아 케이 그릭스비 연방판사가 미국 연방 양형기준과 법률상 요소를 검토한 뒤 결정하게 된다.
법무부는 이 혐의의 법정형 상한이 징역 5년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가능한 최고형일 뿐 실제 선고형이 정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선고 기일이나 추징·배상 명령의 범위가 확정됐다고 볼 수 없다.
직원 돈은 어디서 빠져나갔나
법무부 설명을 보면 자금 흐름은 비교적 분명하다. Axim의 고객사들은 직원들의 건강보험료와 401(k) 퇴직연금 납입금을 회사로 보냈고, Axim은 이를 보험사와 각 퇴직계좌로 넘길 책임이 있었다. 문제는 캠벨이 이 돈을 먼저 마스터 신탁계정에 합쳐 관리했다는 점이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캠벨은 2015년부터 2024년 사이 이 계정에서 정당한 회사 수수료를 초과해 모두 135차례, 약 248만6905달러를 무단 인출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캠벨이 2022년 1월 회사를 애리조나 스코츠데일로 옮긴 뒤에도 범행을 이어 갔고, 고객사에 실제 받아야 할 금액의 최대 5배에 이르는 수수료를 은밀히 청구하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을 빼돌렸다고 밝혔다.
결국 법무부가 집계한 불법 전용 금액은 무단 인출과 반복적인 과다 수수료 청구를 합쳐 880만 달러를 넘는다. 발제자료에서 강조된 것처럼 880만 달러는 정확히 일치하는 고정 금액이 아니라 이를 초과한 규모다.
복지대행업체 구조가 만든 취약지점
이 사건은 직원 복지비용을 외부 대행업체가 처리할 때 어떤 통제 실패가 생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원래 직원의 급여 공제분은 보험 보장 유지와 노후자금 적립이라는 특정 목적을 가진 돈이다. 그런데 고객사와 실제 수취기관 사이에 대행업체가 끼어들고, 그 대행업체가 자금을 한 계정에 모아 운용하면 자금의 일시적 보관 단계가 생긴다.
ERISA는 이런 복지계획 자금을 사업주나 관리인의 일반 자금과 구분해 엄격하게 다루도록 요구한다. 법무부가 이번 사건을 ERISA 계획 자금 절도로 설명한 것도, 단순한 회사 내부 횡령이 아니라 직원 복지 목적의 자금이 유용됐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이미 급여에서 빠져나간 돈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보험 보장 공백이나 연금 납입 누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개별 직원별 미납 규모나 실제 보장 차질 범위는 공개 자료상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기관이 본 사용처와 남은 쟁점
법무부는 캠벨이 빼돌린 돈의 상당 부분을 개인 용도로 썼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용처에는 알래스카와 아프리카 등지의 대형 사냥 여행, 박제 비용, 보석류, 카지노 도박, 여자친구에 대한 직접 지급 등이 포함됐다. 수사에는 미국 노동부 산하 직원복지보장청, EBSA가 참여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아직 가려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첫째, 2015년부터 2024년까지는 법무부가 확인한 인출 기간이지 모든 관련 행위의 종료 시점을 단정하는 표현은 아니다. 둘째, 피해를 본 고객사와 직원 수, 실제 미납 정산 여부, 환수 규모는 이번 법무부 발표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셋째, 유죄 인정은 성립했지만 선고와 배상, 추징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이후 재판 절차를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건은 복지기금 횡령이 회사 돈을 빼내는 일반적 내부비리와 다른 결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직원이 이미 부담한 보험료와 퇴직연금 납입금은 생활 안전망과 직접 연결된 자금이어서, 중간 관리 단계의 통제 실패가 곧 개인의 의료보장과 노후자산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캠벨이 그 중간 지점을 이용해 88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전용했다는 점이며, 남은 절차는 법원이 실제 형량과 금전적 책임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