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격차 해소 위한 카카오의 지역 청소년 AI 교육 프로젝트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인재 양성의 접근성이 기업 지속가능성의 과제가 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 인프라를 넘어 지역 청소년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시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 플랫폼 기업이 비수도권 학생들과 실제 작동하는 AI 서비스를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형 교육을 운영하며 지역 격차 완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 회사는 최근 경기 용인시 AI 캠퍼스에서 비수도권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100명이 참여한 AI 교육 프로그램 2기 수료식을 열었다. 강원·경상·전라·제주·충청 등에서 선발된 참가자들은 팀을 꾸려 주변의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 구성, 모델 최적화, 시스템 구현, 윤리 검증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경험했다. 합숙 교육은 이달 4일부터 14일까지 두 차례, 각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2기는 온라인 사전학습을 도입해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줬다. 참가자들은 본 교육 전 피지컬 AI 기초와 바이브 코딩 등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내용을 먼저 익혔다. 짧은 합숙 기간 동안 이론보다는 설계와 제작에 집중하도록 구성한 것이다. 피지컬 AI는 센서나 기기 등 현실 세계의 장치와 결합해 상황을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기술로, 소프트웨어 안에서 모델을 호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장치와 연결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올해 2월 열린 1기가 비수도권 중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했다면, 2기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대상을 넓혔다. 숙박과 식사, 교육비 등 운영 비용은 회사가 부담했다. 사회적 투자 성격의 교육비 지원과 대상 확대는 지역 기반의 인재풀을 키우는 접근으로 읽힌다.
수료식에서는 교통약자 좌석 운영 효율을 높이는 ‘AI 스마트 교통약자석’ 프로젝트가 대상을 받았다. 심사 기준은 문제 정의의 구체성, 해결 방법의 논리성, 기술 구현과 검증 수준 등이었다. 앞선 1기에서는 야간 택배기사의 졸음운전 사고 예방 시스템이 대상을 받았다. 두 기수 모두 지역과 일상에서 마주한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AI와 실제 시스템을 연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청소년 AI 교육에서 윤리와 안전에 대한 고려가 함께 요구된다는 점도 프로그램에 반영됐다. 생성형 AI가 그럴듯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고, 학습데이터의 편향과 개인정보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교육 과정에 윤리 검증 단계가 포함됐다. 수료식에는 회사 대표가 참석해 우수 프로젝트 팀을 시상하고, 기술 자체의 습득보다 어떤 문제에 기술을 적용할지를 판단하는 역량을 강조하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지역 간 교육 기회 편차를 줄이려는 목표는 프로그램 기획 초기부터 제시됐다. 비수도권 청소년이 손에 잡히는 실습 중심 AI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고, 프로젝트형 학습을 통해 지역사회 현안을 기술로 해석해보는 경험을 제공했다. 제조·물류·모빌리티 등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현장형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매 기수 100명 규모의 단기 캠프만으로 지역 격차를 폭넓게 줄이기는 어렵다는 지점도 남는다. 프로그램 종료 후 학교나 지역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프로젝트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학습 경험을 확산하는 후속 체계를 갖추는 일이 과제로 제기된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3기 참가자를 모집해 내년 상반기에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 차원의 AI 인재 육성은 연령대와 교육 단계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외에도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겨냥한 ‘AI TOP 100(CAMPUS)’을 운영해 예선에 약 3000명이 참여했고, 이 중 100명이 본선에 진출해 역량을 겨뤘다. 실무형 개발자 교육으로는 카카오테크 부트캠프 4기가 AI 개발, 풀스택, 클라우드 네이티브 3개 과정에서 총 150명을 선발해 약 6개월간 1000시간 규모의 교육을 진행 중이다. 현직 개발자의 멘토링과 프로젝트 수행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인재 투자 배경에는 회사의 사업 전환과 인프라 확충이 맞물려 있다. 메시징과 검색,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커머스 등 기존 서비스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정부 GPU 확보 사업을 통해 엔비디아 B200 GPU 2424장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관련 컴퓨팅 자원을 국내 산·학·연 AI 연구개발에 제공하는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기술 인프라와 인력을 함께 확충하는 전략이 사회적 접근성 제고와 연결될 때, 지역 단위의 학습 기회 확대와 생활 현안 중심의 프로젝트가 산업 전반의 책임 있는 AI 활용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