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삼대청’ 재건축 토허구역 1년 더…서울시, 투기 차단 속 공급 속도전

경제
[‘잠삼대청’ 재건축 토허구역 1년 더…서울시, 투기 차단 속 공급 속도전[C]더푸른미래]

서울시가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더 연장한다.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이른바 ‘잠삼대청’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14개 단지는 내년 6월 22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동시에 서울시는 자양3동, 미아동, 상계보람아파트, 명일우성아파트 등 주요 정비사업 계획도 통과시키며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6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던 강남·서초구 자연녹지지역과 ‘잠삼대청’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지정 기간을 연장했다. 강남·서초 자연녹지지역 26.69㎢는 내년 5월 30일까지, 잠삼대청 재건축 아파트 14개 단지 1.43㎢는 내년 6월 22일까지 규제를 받는다. 이번 조치는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지역으로 투기성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고 시장 안정을 유지하려는 취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거래를 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 부동산은 실거주 목적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제한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제도로,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거나 땅값이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신규 지정도 함께 결정했다.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 18곳과 모아타운 10곳이 새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된다. 신통기획 후보지는 내년 8월 30일까지, 모아타운 추진 지역은 2031년 5월 18일까지 규제를 받는다. 특히 모아타운 지역은 개인 소유 골목길 지분을 쪼개 거래하는 이른바 ‘사도 지분 거래’ 등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5년간 장기 지정됐다.

규제와 함께 공급 계획도 구체화됐다. 광진구 자양3동 227-147번지 일대는 최고 49층, 총 1천3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개발된다. 임대주택 204가구가 포함된다. 서울시는 용도지역을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현황용적률과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해 사업성을 높였다. 건국대 맞은편이라는 입지와 한강·지하철 접근성을 고려하면 광진구 동부권 주거지 재편의 핵심 사업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강북구 미아동 130번지 일대도 최고 35층, 1천730가구 규모로 정비된다. 공공주택 261가구가 포함된다. 이 지역은 오패산 자락의 구릉지로 높낮이 차가 커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지만, 종상향과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을 통해 허용용적률이 209%에서 245%로 완화됐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낙후된 저층 주거지의 정비 가능성을 높이고, 강북권 주택 공급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노원구 상계보람아파트 재건축도 속도를 낸다. 준공 38년 된 상계보람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총 4천48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바뀐다. 공공주택 323가구가 포함된다. 기존 상계보람아파트는 1988년 준공된 3천315가구 규모 단지로, 7호선 마들역과 4호선 상계역 사이에 자리한 노원구 대표 노후 아파트 단지다. 앞서 노원구 공람 단계에서도 최고 45층, 4천483가구 규모의 정비계획안이 제시된 바 있다.

강동구 명일우성아파트 역시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997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고덕주공9단지와 명일한양아파트가 곧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고, 이미 정비구역이 지정된 고덕현대아파트와 명일신동아아파트까지 포함하면 명일동 일대 5개 단지에서 약 5천9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삼익그린2차아파트도 약 3천500가구 규모의 정비계획을 수립 중이어서, 강동 동부권의 주거지 재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서울시 주택정책의 두 방향을 동시에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강남권 핵심 재건축 단지의 투기성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유지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신통기획과 재건축 심의를 통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가격 불안을 막으면서도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를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효과는 단순하지 않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은 단기적으로 갭투자와 투기성 매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실거주 요건 때문에 거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재건축·재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 장기적으로는 해당 지역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잠삼대청처럼 수요가 두터운 지역에서는 규제 연장에도 불구하고 사업 진척 여부에 따라 가격 기대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규제와 공급의 균형이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되 정상적인 실수요 거래까지 과도하게 위축시키지 않아야 하고,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되 이주 수요와 전월세 불안을 관리해야 한다. 이번 서울시 결정은 강남권 과열을 억제하면서 광진·강북·노원·강동 등 여러 권역에서 공급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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