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 해킹해 통화기록 빼낸 전직 미군, 공개 협박에 징역 70개월

사회

미 법무부, 9월 25일 선고 발표…비공개 통화 상세기록 올리고 추가 유출 협박

유출 자료는 통화 내용 아닌 발신·수신 번호와 시각, 지속시간 등 기록

미국 통신사 시스템에 침입해 민감한 통신 기록을 빼낸 뒤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전직 미군에게 징역 70개월이 선고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도청이나 통화 녹음이 아니라, 누가 누구와 언제 얼마나 통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비공개 통화 상세기록을 탈취해 협박 수단으로 썼다는 점이다.

미 법무부와 워싱턴주 서부연방검찰청이 2026년 9월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캐머런 존 와게니어스(22)는 통신사 데이터베이스 해킹과 갈취 공모 사건으로 징역 70개월과 배상금 29만4978달러를 선고받았다. 선고는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서 이뤄졌고, 법무부는 그가 텍사스에 최근까지 복무했던 전직 육군 군인이라고 밝혔다.


빼낸 것은 ‘통화 내용’이 아니라 ‘통화 상세기록’


법무부가 밝힌 유출 정보는 이른바 콜 디테일 레코드, 즉 통화 상세기록이다. 일반적으로 발신·수신 번호, 통화 시각, 지속시간 같은 메타데이터를 뜻한다. 누구의 대화가 녹음됐는지, 통화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를 담은 자료와는 다르다.

법무부에 따르면 와게니어스는 2024년 11월 온라인에 두 차례 글을 올려 정부 관계자 1명과 다른 전직 관계자 가족들의 비공개 통화 상세기록을 공개했다. 이어 돈을 주지 않으면 추가 기록도 더 풀겠다고 위협했다. 공개 자료에는 피해 공직자의 실명은 적시되지 않았다.


1년 반 넘게 최소 10개 조직 겨냥한 공모


법원 기록과 법무부 발표를 종합하면 범행 기간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12월 18일까지다. 와게니어스는 온라인에서 ‘kiberphant0m’이라는 별칭을 쓰며 공범들과 함께 최소 10개 피해 조직의 네트워크 로그인 정보를 확보해 무단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이들이 직접 개발을 도운 해킹 도구와 탈취한 계정정보 등을 이용해 통신사와 다른 조직의 보호된 전산망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탈취 자료는 두 갈래로 쓰였다. 하나는 해킹 피해 기업을 상대로 한 직접 갈취였고, 다른 하나는 범죄 포럼에서의 공개 압박이었다. 법무부는 공모 일당이 피해 기업들로부터 최소 100만달러를 뜯어내려 했다고 밝혔다.


2025년 두 사건 유죄 인정 뒤 이번에 형 확정


와게니어스는 2025년 7월 통신사 해킹·갈취 공모 사건에서 전신사기 공모, 컴퓨터 사기 관련 갈취, 가중 신원도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별도로 같은 해 3월에는 이 공모와 연결된 사건에서 기밀 전화기록 정보를 불법 이전한 혐의 2건에도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이번 선고는 두 갈래 사건을 함께 반영한 결과다.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현역 복무 중 범행에 가담했다고 설명했지만, 군의 지시를 받은 범행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은 통신 기록이 내용 자체가 아니더라도, 특정 인물의 접촉 관계와 이동·활동 패턴을 짐작하게 하는 민감한 정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다만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개별 통신사의 실제 피해 규모나 공범별 최종 재판 결과까지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후속 재판과 추가 공개 자료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