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지율 하락의 경고음, 정부는 부동산 민심부터 읽어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42%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8월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조사한 결과,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50%로 취임 후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부정 평가 이유다. 응답자의 27%가 부동산 정책을 꼽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지율은 오르내릴 수 있다. 한 번의 여론조사만으로 국정 전체를 평가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 역시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과반을 기록하고, 그 이유로 부동산 문제가 압도적으로 지목됐다는 사실까지 단순한 숫자의 등락으로 넘길 일은 아니다. 정부가 읽어야 할 것은 42%라는 숫자보다 그 아래에 깔린 생활의 불안이다.
주거 문제는 다른 정책과 다르다. 집값과 전월세, 대출금리는 국민의 생활비와 자산, 결혼과 출산, 직장 선택까지 동시에 흔든다.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시장의 기대가 바뀌고, 규제와 공급 신호가 엇갈리면 실수요자는 언제 집을 사고 빌려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정부가 아무리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을 강조해도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가계에는 경기 회복이 먼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부동산 민심을 투기세력과 정책 저항의 문제로만 해석하는 태도다.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가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정책 수단이 자동으로 신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규제가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설명해야 하고,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면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 예측 가능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부분이 없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이유 1위는 외교였지만, 부정 평가에서는 부동산이 다른 항목보다 크게 앞섰다. 이는 정부의 성과와 국민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주거와 생활비 문제에서 불안이 커지면 국정 전반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메시지 전략이 아니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실수요자의 불안을 줄이며, 시장에 일관된 공급 신호를 보내는 일이다. 집값이 오르면 규제를 강화하고, 거래가 위축되면 다시 완화하는 식의 반복으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정부는 이번 지지율 하락을 정치적 경고가 아니라 정책적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심은 여론조사 숫자에서 먼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대출이자와 전월세 비용,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이 멀어졌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움직인다.
부동산에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다른 성과도 오래 평가받기 어렵다. 정부가 지금 답해야 할 것은 지지율 42%의 원인이 아니라, 국민이 왜 자신의 삶이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 답은 홍보가 아니라 정책에서 나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