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 “가족정책, 출산 장려 넘어 삶의 안전망으로”…이재명정부 과제 제시

정치

[민주연구원로고.더푸른미래]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가정의달을 맞아 이재명정부 가족정책의 방향과 향후 과제를 정리한 정책브리핑을 발간했다. 민주연구원은 가족정책을 단순한 출산 장려 수단이 아니라, 양육 부담과 돌봄 공백, 여성의 경력 단절, 아동 발달 격차, 1인가구 고립 등 가정 내부의 위험이 사회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핵심 사회정책으로 규정했다.

민주연구원은 4일 “이재명정부 가족정책의 방향과 과제” 정책브리핑을 통해 가족정책의 국제적 변화, 이재명정부의 주요 정책, 향후 보완 과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재영 민주연구원장은 “가족정책은 양육 부담과 자녀 발달,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 등 가정의 다양한 어려움을 사회가 분담하는 의미가 있다”며 “가구 내 위험이 빈곤, 고립, 젠더 불평등, 아동 발달 격차로 확대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은 먼저 국제 가족정책의 흐름이 ‘출산율 제고’ 중심에서 ‘일·생활·가족의 균형’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가족정책이 아동수당이나 가족급여 같은 현금성 지원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영유아 교육·보육 서비스, 위기아동 지원, 부모의 육아휴직 권리, 다양한 가족 형태 지원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아동보장제도를 통해 취약 아동이 보육, 교육, 의료, 주거, 영양 등 필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회원국에 권고해왔다.

특히 민주연구원은 ‘같이 돌보고 같이 일하는 사회’를 가족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육아휴직이 어머니 중심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아버지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독립적 육아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남성의 돌봄 참여를 늘리고, 여성에게 집중된 양육 부담과 경력 단절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접근이다.

이재명정부의 주요 가족정책은 정부가 확정한 123대 국정과제와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을 중심으로 정리됐다.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국가 비전으로 하고, 5대 국정목표와 23개 추진전략, 123개 과제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기본이 튼튼한 사회’ 분야에는 소득·주거·의료·돌봄 보장, 인구위기 대응, 성평등, 교육 등 가족정책과 밀접한 과제가 포함돼 있다.

민주연구원은 이재명정부의 가족정책으로 아동수당 확대, 우리아이자립펀드 신설, 공공산후조리원 확충, 아이돌봄서비스 강화, 정부책임형 유보통합, 틈새돌봄과 온동네 초등돌봄 추진 등을 꼽았다. 또 위기·취약아동에 대해서는 단순 수당 지원을 넘어 맞춤형 서비스와 사례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생활·가정 균형 정책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 확대, 자동육아휴직제 도입, 고용평등임금공시제 추진 등이 포함됐다. 이는 출산과 양육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고, 경력보유여성의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다.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지원 확대도 강조됐다. 민주연구원은 한부모, 조손, 장애, 청소년부모 가구 등 취약 가족뿐 아니라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생애주기별 외로움 문제까지 가족정책의 영역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법과 제도가 전통적 가족 모델에만 머물러서는 사각지대를 줄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브리핑은 향후 과제로 네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아동수당과 가족급여의 지급 기간과 수준을 생애주기별 가구 지출 구조에 맞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복 지급 구조를 효율화하되, 지역 간 격차는 완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종합 대책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단순히 휴직 제도를 법에 적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직장에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기 어렵게 만드는 조직문화와 소득 감소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셋째, 경력보유여성의 노동시장 복귀를 강화하기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기 취업 알선 중심을 넘어 재교육, 직무전환, 지역 산업 수요와 연계한 맞춤형 복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이주배경가정 학생 지원과 사례관리를 위한 종합 대책을 요구했다.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언어, 학습, 정서, 진로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지 않으면 아동 발달 격차와 사회적 배제가 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민주연구원 신영민 연구위원은 “가족정책은 인구구조와 미래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감안하면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정책 영역”이라며 “현재의 정책 방향성을 유지하되 가정 부담의 틈새와 사각지대를 메우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브리핑은 이재명정부 가족정책의 방향을 출산율 대응에서 생활 안정과 사회권 보장으로 넓혀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이를 낳으라고 권하는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를 낳아도 일할 수 있고, 돌봄 공백에 무너지지 않으며, 가족 형태가 달라도 차별받지 않고, 아동이 출발선에서 뒤처지지 않게 만드는 사회적 기반이 필요하다.

민주연구원은 가족정책을 복지의 하위 영역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제시했다. 이제 관건은 정책의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아동수당 확대와 돌봄서비스 강화, 남성 육아휴직 확대, 경력보유여성 지원, 다양한 가족 보호가 실제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될 때 가족정책은 저출생 대응을 넘어 국민 삶의 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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