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여성 집에 침입한 50대, 흉기·케이블타이까지 준비… 검찰 “계획성 뚜렷” 징역 10년 구형

형사·범죄
[의정부 지방검찰청]

혼자 있던 여성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5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흉기뿐 아니라 케이블타이까지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조계에선 이번 사건을 단순 우발 범행이 아니라 주거침입과 강도, 성폭력 시도가 결합된 중대 범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검찰 역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0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15일 의정부지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특수강도강간 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A씨가 흉기와 케이블타이를 휴대한 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집에 들어가 피해자를 제압하고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가 있다며, 범행 수단과 경위, 피해 회복 상황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법정에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어머니는 피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합의나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월 12일 오후 1시 20분께 경기 의정부시의 한 주택에서 벌어졌다. A씨는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간 뒤 금품을 찾다가 잠을 자고 있던 여성 B씨에게 들켰고, 이후 흉기로 위협하며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미수에 그쳤고, A씨는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약 3시간 만에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A씨는 범행을 시인하며 “돈이 필요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이 특히 무겁게 본 대목은 범행 준비 정황이다. 흉기와 케이블타이를 지닌 채 피해자 주거지에 들어간 점은 단순 절도 시도나 즉흥적 침입보다 훨씬 위험한 단계로 평가될 수 있다. 현행 형법은 강도가 사람을 강간한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성폭력처벌법도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강간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엄하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아직 미수 단계인 만큼 법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죄명과 양형 사유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선고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피고인 측은 계획범행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사업 실패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술과 우울증 약물에 의존해 심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평소 알고 지낸 집이라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고, 당황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 측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회복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탁을 둘러싼 공방도 있었다. A씨 측은 피해자 측에 1000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 모친과 오래된 지인 관계에 있고 별도의 채무 2000만 원까지 있는 상황에서 1000만 원 공탁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엄정한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과도 닿아 있다. 피고인 측은 반성과 피해 회복 의사를 강조하기 위해 공탁을 시도하지만, 피해자 측은 실질적 사과와 회복이 아닌 양형 감경용 조치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사건도 법원이 공탁의 의미를 어느 정도로 받아들일지가 주목된다.

이 사건은 ‘낮 시간대 주택 침입’이라는 점에서도 불안을 키운다. 밤늦은 시간이나 외진 장소가 아니라, 평일 낮 주거 공간에서 범행이 시도됐다는 점은 일상 공간의 안전감 자체를 흔든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국민생활안전실태조사를 반영한 정부 지표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율은 2020년 0.37%에서 2022년 0.48%로 높아졌다. 수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야 할 공간에서조차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회적 공포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재판의 쟁점은 두 갈래로 모인다. 하나는 A씨의 범행이 어디까지 계획적이었는지, 다른 하나는 미수에 그쳤더라도 흉기와 결박 도구를 준비한 채 주거지에 침입한 행위를 법원이 얼마나 무겁게 평가할지다. 검찰 구형은 징역 10년이지만, 법원은 범행의 준비성과 실행 정도, 피해자의 저항으로 미수에 그친 경위, 피해 회복 여부, 반성 태도 등을 종합해 최종 형량을 정하게 된다. 선고는 오는 6월 12일 내려질 예정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