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민 공공웹사이트 본인인증, 문제는 ‘인증 자체’보다 서비스별 자격과 연계 범위였다
외국인 주민이 공공웹사이트에서 항상 본인인증 단계에서 막히는 것은 아니었다. 2026년 10월 23일 현재 정부24는 외국인용 이용 가이드를 별도로 두고 회원가입과 로그인 절차를 안내하고 있고, 행정안전부도 공공 웹사이트마다 제각각인 인증 방식을 줄이기 위해 정부 통합인증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실제 이용 단계로 들어가면 서비스마다 적용 대상이 달라지고, 일부는 외국인을 아예 제외하거나 온라인 신청을 열어두지 않아 체감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는 구조다.
이 차이는 정책 발표와 실제 이용 가능 범위를 구분해 봐야 드러난다. 정부는 디지털 포용과 공공서비스 혁신을 내세우며 외국인 대상 모바일 신분증과 전자민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별 서비스 화면에서는 ‘외국인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와 ‘외국인은 제외’가 함께 존재한다. 본인인증 수단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공공서비스 접근권이 동시에 넓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공통 인증 기반은 넓어졌지만, 서비스별 문턱은 남아 있다
행정안전부는 정부 통합인증(Any-ID)을 두고 공공 웹사이트마다 다른 인증수단과 재인증 문제를 줄이기 위한 공통 기반이라고 설명한다. 전자정부법 시행령 개정 뒤에는 정부 통합인증이 확인한 주민등록번호나 연계정보를 전자정부서비스의 본인 확인 방법에 추가했다. 제도 설명만 놓고 보면 공공 웹사이트의 인증 절차는 통합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외국인 대상 디지털 신원수단도 확대됐다. 법무부는 2025년부터 모바일 외국인등록증을 발급하고 있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에서 실물 신분증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안내한다. 2026년 외국인정책 시행계획에도 전자민원 처리 체계 전환과 모바일 외국인등록증을 통한 디지털 격차 해소가 포함됐다.
그러나 이 변화는 어디까지나 기반 구축에 가깝다. 인증수단이 준비됐더라도 개별 민원과 맞춤형 서비스가 외국인을 신청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으면 실제 이용 가능 범위는 넓어지지 않는다. 공공웹사이트에서 외국인 주민이 겪는 막힘은 ‘로그인 불가’ 하나로 설명하기보다, 인증 이후 이어지는 자격 판정과 행정정보 연계 단계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 막히는 지점 1, 서비스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
정부24의 ‘나의 생활정보’ 안내 문구는 이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 서비스는 간편인증 또는 인증서 로그인을 요구하면서도, 법인·외국인·재외국민은 제외된다고 적고 있다. 본인확인을 통과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 외국인이 대상에서 빠져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외국인 주민이 느끼는 불편은 인증 실패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화면 앞에서는 로그인까지 했더라도 필요한 맞춤형 정보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정책 홍보 단계에서는 ‘외국인도 정부24 이용 가능’이 맞지만, 운영 단계에서는 ‘일부 서비스에 한정’된다는 단서가 붙는다.
행정서비스를 생활 단위에서 쓰는 주민 입장에서는 이 차이가 작지 않다. 안내, 알림, 맞춤형 조회 같은 기능이 빠지면 단순 증명서 발급 이상의 디지털 행정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고, 결국 오프라인 창구나 주변 도움에 다시 의존하게 된다.
실제 막히는 지점 2, 온라인 신청 자체가 열리지 않은 민원
일부 민원은 외국인을 관련 당사자로 인정하면서도 온라인 처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정부24의 주민등록표 열람 안내에는 ‘대한민국 국적자의 배우자인 외국인’이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만, 인터넷으로는 열람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신분증 제시와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필요한 서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 함께 붙어도, 접속 경로는 결국 오프라인으로 제한된다.
이 지점은 법령상 지위와 디지털 운영 방식이 어긋나는 사례다. 외국인등록증이나 외국인등록사실증명으로 신분 확인을 대신할 수 있는 제도는 이미 여러 행정절차에 반영돼 있지만, 실제 전자민원 화면에서는 주민등록 체계를 중심으로 설계된 서비스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외국인 주민에게는 ‘대상은 맞지만 온라인은 안 된다’는 형태의 장벽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공공웹사이트 접근성 문제를 단순히 다국어 화면 부족이나 로그인 수단 부족으로만 볼 수는 없다. 신청 자격, 제출 서류의 전산 연계, 오프라인 대체 절차가 한 묶음으로 작동하는지까지 봐야 실제 접근성을 판단할 수 있다.
디지털 역량보다 제도 연계가 더 큰 병목일 가능성
외국인 주민의 디지털 접근 문제가 모두 이용자 역량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서 결혼이민자의 디지털정보화 접근 수준은 일반국민 대비 101.7, 활용 수준은 97.0으로 집계됐다. 접근과 활용 지표만 놓고 보면 최소한 결혼이민자 집단 전체를 일률적으로 ‘디지털 취약층’으로 보기 어려운 수치다.
이 수치는 본인인증이나 전자민원 이용의 병목이 개인의 기기 보유나 기본 사용능력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공공사이트에서 막히는 지점은 외국인등록번호를 전제로 한 인증 연동, 서비스별 대상 제한, 오프라인 전환 요구처럼 제도와 시스템 설계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 특히 디지털 이용 기반이 이미 형성된 집단에서는 이런 구조적 제약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 주민 규모가 커진 점도 이런 문제를 개별 불편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든다. 행정안전부가 2025년 10월 발표한 ‘202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은 258만 명으로 총인구의 5%였다. 디지털 본인인증과 전자민원 접근 문제가 일부 예외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남은 과제는 ‘외국인도 가능’에서 ‘어디까지 가능한지’로 옮겨간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을 종합하면, 외국인 주민의 공공웹사이트 접근성은 ‘전면 차단’도 아니고 ‘문제 해결 완료’도 아니다. 정부24 외국인 가이드, 정부 통합인증,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같은 제도 변화로 로그인과 신원증명 기반은 분명 넓어졌다. 반면 맞춤형 서비스 제외, 온라인 신청 불가, 서비스별 상이한 적용 조건은 여전히 실제 이용 비용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의 검증 기준도 분명하다. 새 인증수단을 도입했는지보다, 외국인 주민이 많이 쓰는 민원에서 온라인 신청 가능 여부가 늘었는지, 외국인등록번호와 행정정보 공동이용이 실제로 연계되는지, 지역별로 우수사례가 특정 지자체에만 머무르지 않는지를 따져야 한다. 외국인 디지털 접근의 핵심은 본인인증 화면 한 칸이 아니라, 인증 뒤에 이어지는 서비스 설계 전체에 있다.
자료: 행정안전부, 정부 통합인증(Any-ID) 안내(확인일 2026-10-23); 행정안전부,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2025); 행정안전부,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 수 258만 명, 총인구 대비 5%, 지속적인 증가세 이어가(2025-10-30); 정부24, 외국인사용가이드_한국어(확인일 2026-10-23); 정부24, 나의 생활정보 서비스 안내(확인일 2026-10-23); 정부24, 주민등록표 열람 민원안내(확인일 2026-10-23); 법무부,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발급 안내(2025-03-14); 법무부, 2026년 외국인정책 시행계획(2026);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2026-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