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찍고 멈춘다?” – 석탄 수요, 재생에너지 확산에 눌려 정체 국면 진입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12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 『Coal 2024』를 통해, 2024년 전 세계 석탄 수요가 사상 최고치인 87억 7천만 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2027년까지는 이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력 수요 증가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출처: IEA, 2024.12】.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석탄 수요의 약 3분의 2가 전력 생산 부문에서 발생하며, 그중 가장 큰 소비국인 중국의 전력 부문 변화가 세계 석탄 수급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다. 중국은 2024년에도 석탄 의존도를 유지하면서도, 원자력, 태양광, 풍력 등 청정 에너지원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27년까지 석탄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날씨 변화와 전력 수요 증가 속도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존재한다. IEA는 “2027년 중국의 석탄 수요가 예측 대비 1억 4천만 톤 이상 더 많거나 적을 수 있다”며, 이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기상 의존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라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석탄 수요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접어든 상태다. 유럽연합은 강력한 정책 도입과 재생에너지 확대로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는 값싼 천연가스를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 일부 신흥국에서는 산업 성장과 인구 증가로 전력 수요가 늘며 석탄 사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2024년 세계 석탄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며 2027년까지는 증가세가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석탄 무역량은 2024년 기준 15억 5천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향후에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전용 석탄의 무역량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는 여전히 석탄 무역의 중심지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베트남 등이 최대 수입국이며,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도 현재 석탄 가격은 2017~2019년 평균 대비 5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EA는 “세계 전력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청정 에너지 기술의 확산이 석탄 수요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향후 기후 정책과 산업 구조 변화의 속도가 석탄 수요 정체 이후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망은 ‘탄소 중립’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석탄이 점차 ‘전환 에너지’에서 ‘퇴장 에너지’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