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온열질환 구급이송 5년간 4배 늘어…절반이 고령층

여름철 불볕더위가 ‘조용한 살인자’로 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으로 인한 구급이송 사례가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확인됐다.

질식할 듯한 더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단순한 불쾌함을 넘어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온열질환이 공중보건의 중대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주거 환경이 취약한 계층에게 집중되는 피해는 기후 불평등의 실체를 드러낸다.

※ 온열질환이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 초기에는 두통·무기력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며, 방치할 경우 의식 저하나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 구급이송, ‘연평균 26% 증가’ 추세
질병관리청의 최근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온열질환 구급이송 건수는 800여 건에서 3,200여 건으로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분석해보면 연평균 약 26%의 증가율이며, 특히 2023년 하절기에는 10일 이상 열대야가 이어지던 시기에 환자가 폭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전체 이송자의 약 52%가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노화로 인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만성질환자 비율도 높아 온열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하다. 또한 더위를 피할 마땅한 장소가 없는 독거노인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단순한 건강 문제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의 문제이기도 하다.

🏙 무풍지대 사라진 도심, ‘열섬효과’가 기름 부어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평균 여름 기온이 1도 이상 상승해, 폭염일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서울·대구·광주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구조물에 갇힌 ‘열섬현상(Heat Island)’이 기온을 더욱 상승시키는 주범이 된다.

실제로 2023년 8월 중순 기준, 서울과 대구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20일 이상이었다. 새벽에도 기온이 27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체력 회복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는 야외 노동자나 무더위 쉼터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직격탄이 된다.

👥 기후 취약계층, 제도적 대응 시급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무더위 쉼터 운영, 폭염경보 문자 발송 등 여러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답답하다.

“무더위 쉼터는 대부분 낮에만 운영하는 데다, 접근성이 떨어져 노인분들이 가기 힘들어요. 물도 자주 떨어지고요.”
– 서울 동작구의 한 복지관 사회복지사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24시간 무더위 쉼터 확대 △폭염 시 야간이송체계 강화 △실시간 온열질환 알림 시스템 도입 등 다층적 안전 대책이 요구된다. 일본, 프랑스 등은 기상이변 시 취약계층에게 별도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기후건강 대응 실험’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비상 상황에 준하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 전문가 제언
대한의료협회 관계자는 “폭염은 고혈압, 심부전, 뇌졸중 등 기존의 만성질환 악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 계절 질환으로 봐선 안 된다”며, “고령자·기저질환자의 경우, 하루 2회 이상 체온과 혈압을 체크하고, 외출은 오전 11시 이전 또는 해가 진 뒤로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법
– 하루 수분 섭취 2L 이상
– 외출 전 기온 및 체감온도 체크
– 폭염 속 무리한 야외활동 삼가
– 에어컨보다 선풍기·차가운 수건 활용
– 탈수 징후(두통, 메스꺼움, 근육통) 감지 시 즉시 그늘진 곳으로 이동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제호: 더푸른미래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경기,아52808 / 우)10896 / 주소:경기도 파주시 경의로 1224,3층 321호(와동동) / 발행/편집인 최창호 / 전화:070-4792-7720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현주 / 등록-발행일:2015년 01월 19일 /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저작권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제 및 복사 재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5 더푸른미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