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5 글로벌 메탄 추적 보고서’는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메탄 감축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시급한 과제인지를 다시금 강조하고있다. 보고서는 전 세계 화석연료 부문에서 배출되는 메탄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감축 기술은 존재하지만 실제 실행은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출처: IEA, 2025.05】.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단기 기후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다. 동일한 조건에서 20년 동안 메탄의 온난화 영향은 CO₂보다 약 80배 강하며, 기후 시스템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려는 국제적 시도에서 우선순위로 꼽힌다. 현재 에너지 부문에서의 메탄 배출량은 연간 1억 2,000만 톤을 넘으며, 그중 상당수는 기술적으로 쉽게 차단 가능한 유출임에도 방치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방치된 유정, 폐광, 폐기된 석탄광산 등에서만도 연간 800만 톤의 메탄이 누출되고 있으며, 이는 개별 국가 기준으로 보면 세계 4위 규모에 해당한다. 더불어 위성 기술의 발달로 대규모 유출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나, 실제 조치는 매우 제한적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위성이 포착한 대규모 메탄 누출 사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은 이미 충분하다. 보고서는 전체 메탄 배출량의 70%가 기존 기술로 저감 가능하다고 분석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포집한 가스를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1년 내 비용 회수가 가능한 사례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렇게 확보 가능한 가스량은 연간 약 1,000억㎥로, 이는 노르웨이의 연간 천연가스 수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실행은 부족하다. 현재 세계 석유·가스 생산량의 80%가 감축 공약 하에 있지만, 이 중 ‘실질적으로 거의 제로 메탄’을 달성한 생산량은 불과 5%에 그친다. 감시 기술은 발전했지만, 규제 이행력과 감시 체계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정책 결정자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별 이력 데이터와 감축 시나리오를 오픈소스로 제공하며,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실행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IEA 비롤 사무총장은 “메탄 감축은 기후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라며, “이 기회를 계속 놓친다면 더 큰 기후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메탄 감축은 값비싼 기술이나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당장 실현 가능한 가장 빠르고 저렴한 기후 대응 수단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도 ‘정치적 결단과 이행 시스템’임을 이 보고서는 분명하게 보여주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