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누구나 살 수 있어야 진짜 전환이다” – 가격 혁신 없이는 대중화 기대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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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누구나 살 수 있어야 진짜 전환이다” – 가격 혁신 없이는 대중화 기대어려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약 1,700만 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대중 시장 확산의 열쇠는 ‘더 저렴한 전기차’에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형·보급형 모델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보급률 확대에 있어 가격이 갖는 영향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출처: IEA, 2024】.

IEA는 “전기차는 총 소유비용(TCO) 측면에서는 이미 경쟁력이 있지만, 여전히 초기 구매 비용이 소비자 선택을 가르는 주요 변수”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판매되는 전기차의 60% 이상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해졌으며, 소형차 시장에서는 2024년 상반기 기준 거의 95%가 전기차였다. 이 같은 흐름은 배터리 가격 하락, 정책 지원, 시장 경쟁 심화의 복합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중대형 SUV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평균 가격은 내연기관 차량 대비 최대 40% 이상 높다. 유럽연합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구매 가격”이었으며, 희망 구매 가격은 평균 2만 유로 수준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으로 전기차 프리미엄이 2022년 50%에서 2023년 20%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3만 달러 이하의 모델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인도와 베트남에서는 로컬 제조업체가 1만~1.5만 달러 이하의 소형 전기차를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습도 주목된다.

문제는 전기차 시장의 ‘대형화’ 추세가 이 같은 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2023년 전기차 판매의 60%가 SUV나 대형차종이었으며, 미국에서는 그 비율이 75%를 넘겼다. 이는 소비자 수요와 제조사 전략이 고급형 모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보급형 모델의 출시가 제한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시장 확대는 세계 전기차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BYD, 샤오펑 등 제조사는 빠르게 가격을 인하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했고, 유럽과 미국 제조사들도 이에 대응해 현지 생산 확대와 보급형 모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2025년부터는 2만5천 유로 이하 전기차 모델도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중고 전기차 시장도 가격 인하를 촉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4년 중반 기준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은 3만3천 달러로, 전년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이는 보급형 모델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흐름으로 평가된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가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의 ‘사회적 리스 제도’는 월 49~150유로의 가격으로 저소득층의 전기차 접근을 가능케 했고, 이 제도를 통해 수만 가구가 전기차 운전을 시작했다. 다만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강화 움직임은 단기적으로 보급형 모델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IEA는 “가격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주행 거리, 차량 크기 등 다양한 요소가 전기차 보급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격차를 줄이는 것이 대중화의 결정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전기차가 진정한 대세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살 수 있는 가격대의 모델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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