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강북 모텔 약물 사건’ 피고인 상대 민사소송…부모에도 배상 책임 물어

‘강북 모텔 약물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이 형사재판과 별도로 피고인 김소영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유족 측은 가해자 본인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으며 법적 대응 범위를 넓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 유족은 이날 서울북부지법에 김소영을 상대로 31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소영의 부모에게도 부양의무와 관리 책임을 근거로 100만원의 배상을 청구했다.
유족 측은 범행으로 인한 전체 손해 규모를 약 11억원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소장에 적은 청구액은 이보다 훨씬 적다. 유족 측은 피고 측의 재산 상황과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 우선 일부 금액만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청구 금액을 늘릴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소송은 형사 사건과 별도로 범죄 피해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묻는 절차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형사재판이 범죄 성립과 형벌 판단에 초점을 맞춘다면, 민사소송은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어떻게 배상할 것인지가 핵심이 된다. 유족 측이 부모에게도 책임을 물은 것은 가해자 개인에게만 배상 가능성을 한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피해 유족이 입은 손해와 현재 상황, 피고 측의 자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청구 규모를 정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소송 과정에서 사정을 다시 검토해 청구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소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남성들에게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사망자를 포함해 6명이다. 검찰은 범행이 사전에 준비된 것으로 보고 살인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형사재판 일정도 잡혀 있다. 김소영의 첫 재판은 오는 9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사소송이 제기되면서 유족 측 대응은 형사 절차와 손해배상 절차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번 소송은 중대 강력범죄 사건에서 유족이 형사처벌과 별도로 경제적·정신적 피해 회복을 요구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김소영 개인의 배상 책임 범위와 함께 부모에 대한 책임 주장까지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